영화 '백두산' 제작보고회

"이 영화는 몇 가지 전제에서 시작했다. 분명히 장르 영화일 것,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소재일 것, 압도적인 스케일을 갖춰야 할 것이라는 전제 속에서 소재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지금의 백두산 화산 폭발이라는 재난 영화의 틀을 갖추게 됐다. 감독으로서는 기존에 시도하지 않았던 영화인 만큼 새로운 거대한 모험이 되지 않을까 싶다."

압도적인 스케일의 장르 영화를 표방한 영화가 12월 개봉한다. 영화 '백두산'의 공동연출인 이해준 감독은 영화 '백두산'의 시작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백두산'은 남과 북 모두를 집어삼킬 초유의 재난인 백두산의 마지막 폭발을 막아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19일 오전 서울 CGV압구정에서 영화 '백두산'의 제작보고회가 있었다. 행사에는 이병헌, 하정우, 전혜진, 배수지, 이해준 감독, 김병서 감독 등이 참석했다.
이병헌은 지난해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 이후 1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그는 2년 정도 만에 무대 인사를 하게 돼 어색하고 긴장도 된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작품에 출연하게 된 계기로 '시나리오'와 '배우 하정우와의 협연'를 꼽았다.

"재난 영화 장르는 처음이다. 재난 영화만의 스릴감, 긴장감이 영화 전반에 흐른다. 시나리오를 읽을 때 단숨에 읽을 수 있는 재미가 있었다. 또한 하정우라는 배우와 버디 무비 형식의 훈훈함이 있다. 그런 것에 대한 기대가 컸다. 시나리오를 읽을 때는 평범한 신이었는데, 하정우는 그 신을 정말 재밌게 만드는 재주가 있더라. 아무것도 아닌 신을 웃음과 유머를 넣어 풍성하게 만들어 주더라."이에 대해 하정우는 '준평'과 '인창'의 '티키타카'가 큰 매력이라고 화답했다. '준평'과 '인창'은 이병헌과 하정우가 극 중에서 맡은 역의 이름이다. 하정우는 모두의 운명이 걸린 비밀 작전에 투입된 EOD 대위 '조인창'을, 이병헌은 백두산 폭발을 막기 위한 결정적 정보를 손에 쥔 북한 무력부 소속 일급 자원 '리준평' 역을 각각 분했다.

하정우는 "저는 이병헌 선배가 블랙코미디의 정수라고 생각한다. 중저음의 보이스에서 나오는 유머를 들었을 때 (정말 좋다) 희극과 비극 모두 잘 하는 선배님이다. 그래서 제가 연출한 '싱글 라이더' 시나리오도 드렸던 것"이라고 이병헌을 추켜세웠다.

이에 이병헌은 하정우에 대한 칭찬을 더했다. 이병헌은 "하정우가 연출한 '롤러코스터'라는 영화를 극장서 봤다. 거기서 갑자기 택시가 하늘을 나는 장면이 있다. 거기서 박수를 쳤다. 그런 과감함이 하정우의 성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저한테 없는 그런 부분들이 되게 좋아 보였다. 닮고 싶은 부분이다. 연기를 하든 연출을 하든 하정우의 행동력이 저한테는 굉장히 좋게 보였다. 연기하면서도 그런 느낌들을 받아서 굉장히 좋았다"라고 덧붙였다.
그룹 '미쓰에이' 출신 배수지는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최지영'(배수지) 역을 맡았다. 현재 드라마 '베가본드'에서 국정원 요원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배수지는 "베가본드에서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다. 베가본드는 사건을 해결하는 쪽이었다면, 이번에는 재난을 온몸으로 맞고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캐릭터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이번 작품에서 하정우와 배수지는 부부로 합을 맞춘다. 다만, 부부임에도 불구하고 함께 맞붙는 신은 거의 없다.

이에 대해 하정우는 "영화의 앞쪽과 뒤쪽에 붙는 신이 있다. 처음에 수지 씨가 캐스팅됐다고 했을 때, 나이 차이가 꽤 나서 고민을 많이 했다. 근데 주변에 친한 한 감독님이 형수님과 나이 차이가 더 많이 난다. 그래서 용기를 내게 됐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 작품은 김병서·이해준 감독이 공동연출했다. 서로를 자웅동체로 표현할 만큼 찰떡콤비를 자랑한다.

이 감독은 "여러 작업들을 함께 해 왔다. 작업이 없을 때는 동네 형 동생 사이다. 오랫동안 지내와서 저희에게 공동작업은 익숙한 일이다. 특히 백두산은 오랫동안 준비를 하다 보니 세세한 것까지 같은 방향을 바라본다. 특별히 역할을 나눌 필요도 없었다. 마치 자웅동체와 같다"고 좌중의 폭소를 자아냈다.

"영화 작업을 하면서 힘에 부칠 때, 해준이 형이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버틸 수 있고 헤쳐나갈 수 있었다. 그래서 어느 날 감상적이 되서 문자를 보냈다. '저는 형이 함께라서 너무 든든하고 좋다'라고 보내니 형이 '나도'라고 답이 오더라. 감동을 받았는데, 조금 이따가 '나도 내가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문자가 오더라. 하하하"
한편, 하정우는 영화의 매력을 묻는 질문에 "재난 영화라고 해서 재난에 빠진 사람들의 행동과 말이 단선적이지 않아서 좋았다. 아무리 재난에 빠졌어도 24시간 다 힘들어하지는 않는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밸런스가 잘 갖춰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난 상황 속에서도 유머가 있고, 솔직한 대처가 있다"라고 전했다.

이병헌·하정우·마동석·전혜진·배수지등 화려한 배우진을 자랑하는 영화 '백두산'은 12월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