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 사고 가해자 가중처벌법, 정기국회서 폐기 눈앞

최근 충남 아산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당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김민식(9)군의 부모가 TV프로그램에 나와 이른바 ‘민식이법’을 통과시켜줄 것을 호소했다. 스쿨존 사고 가해자를 가중 처벌하기 위해 국회에서 발의된 이 법안은 정기국회 일정에 따라 조만간 폐기가 임박한 상황이다.

채널A ‘아이콘택트’ 방송 화면 캡처

18일 오후 방송된 채널A ‘아이콘택트’에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눈빛의 부모, 민식이 엄마와 아빠’라는 주제로 고(故) 김민식군의 부모가 출연해 민식이법 통과를 간절히 호소하며 오열했다.

김군은 지난 9월 11일 충청남도 아산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차에 치여 9살의 숨졌다. 유족들은 스쿨존임에도 불구하고 사고 차량이 규정속도를 지키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현장에는 신호등이나 과속단속 카메라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군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난달 11일 국회에선 이른바 ‘민식이법’이 발의됐다. ‘민식이법’은 스쿨존에서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사고가 발생할 경우 가해자를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음주운전·중앙선 침범 등 ‘12대 중과실’이 원인이 된 경우엔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다. 또 스쿨존에 의무적으로 신호등과 과속단속카메라를 설치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법안이 발의된 이후 김군의 아버지는 "법안이 꼭 통과될 수 있도록, 아이들의 안전이 보장될 수 있는 나라가 될 수 있도록 모든 국회의원의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또 지난달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민식이법’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해당 법률 개정안은 언제 상임위에서 논의될 지 알 수 없는 상태다. 정기국회 일정이 다음달 10일 종료돼 국회가 사실상 총선 분위기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민식이법’은 사실상 폐기 절차에 들어가는 것이다.

김군의 부모가 방송에 나온 이날이 김군의 9번째 생일로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김군의 어머니는 이날 방송에서 "세상을 떠난 아들을 더 좋은 곳으로 보내주기엔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눈물을 흘렸다.
김군의 어머니는는 또 "민식이 이름 뒤에 '법'이 붙지 않나. 그렇게 쓰이라고 지어준 이름이 아닌데"라며 오열했다. 그러면서 "민식이는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런 일은 더 이상 없어야한다. 민식이한테 해줄 수 있는게 없기 때문에 '민식이법'을 입법하는 게 민식이를 위한 길"이라고 말했다.

김 군의 부모는 김군이 사고를 당한 뒤 서로 단 한 번도 눈을 맞추지 못할 정도로 힘겨운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 보며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채널 A ‘아이콘택트’ 방송화면 캡처

한편 이날 방송에 출연했던 가수 겸 방송인 하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민식이 이름이 헛되지 않게 민식이법에 관심 부탁드린다"며 관련 국민청원글을 공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