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 기피를 위해 한국 국적을 포기해 입국이 금지됐던 스티브 유(43·한국명 유승준·사진)가 한국에 들어올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고법 행정10부(재판장 한창훈)가 15일 "한국 비자 발급을 거부한 정부 결정이 위법하다"며 유씨가 주LA총영사를 상대로 낸 소송의 파기환송심에서 유씨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교부가 "대법원에 재상고한다"는 방침이어서 유씨는 적어도 재상고심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입국할 수 없다.

유씨는 병역 기피를 이유로 2002년 한국 국적을 포기해 법무부로부터 입국을 제한당했다. 이후 유씨는 만 38세이던 2015년 9월 LA총영사에 재외동포 비자(F-4)로 입국하도록 해 달라고 신청했다. 당시 재외동포법은 병역 기피를 목적으로 국적을 포기한 사람이라도 국익을 해칠 우려가 없는 한 만 38세가 되면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규정돼 있었다. LA 총영사는 법무부가 2002년 유씨의 입국을 금지했다는 점을 들어 비자 발급을 거부했고, 유씨는 소송을 냈다. 1·2심은 "유씨 비자 발급 거부는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 7월 "LA 총영사는 법무부 지시가 아니라 법에 따라 유씨의 비자 발급 여부를 자체적으로 심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위법하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법조계에선 대법원이 "비자 발급 거부가 부당하다"고 했기 때문에 재상고심을 하더라도 파기환송심 판결을 확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하지만 재상고심에서 "비자 발급을 해주라"는 확정 판결이 나더라도 유씨가 곧바로 한국에 입국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번 판결과 무관하게 정부가 유씨 입국 금지 조치를 철회해야만 그가 한국에 들어올 수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유씨 비자 발급 금지가 정당한지가 쟁점이고, 법무부의 입국 금지 조치는 별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