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를 앞당기는 주범으로 꼽히는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으면 2100년쯤 지구 평균기온이 최대 5.2도 상승해 한반도 대부분이 아열대 기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영국 런던 홀번 지역의 한 석탄 화력발전소에서 매연을 내뿜고 있다.

국립기상과학원 변영화 기후연구과장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6차 평가 보고서 전망’ 토론회에서 "기후 정책이 없어 탄소 배출이 많을 때 시나리오"라며 이같이 예측했다. 그가 예측한 시기는 21세기 말(2081~2100년)이었다.

아열대 기후는 열대·온대 중간에 위치하는 기후대로 연중 비가 많이 오고 기온이 높다. 남아메리카 칠레, 북아메리카 캘리포니아 지역, 파키스탄, 사하라 등이 아열대 기후에 속하며,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제주, 남해안을 따라 매우 좁은 지역에만 형성돼 있다.

변 과장은 "이런 상황에서는 적도·북반구 고위도 지역을 중심으로 비가 많이 내리면서 전 지구 평균 강수량이 5∼10% 증가할 것"이라고도 예상했다.

그는 다만 "탄소 배출을 줄일 경우 지구 평균 기온이 1.9도 정도 상승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했다.

지구의 기온 상승에 따라 한반도에 아열대 기후가 나타나는 지역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최영은 건국대 교수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기후정책 없이는 현재 10% 미만인 아열대 기후 지역이 2100년 우리나라 면적의 52%를 차지할 것"이라며 "태백산맥·소백산맥 부근을 제외한 도시가 모두 포함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이미 지구 온난화가 나타나면서 한반도에서 여름이 가장 오래 이어지고 있다는 진단도 덧붙였다. 최 교수에 따르면, 2009∼2018년 서울의 여름은 126일로 직전 30년(1981∼2010년)과 비교해 10일 증가했다.

최 교수는 "온실가스를 저감하려는 노력이 없다면 2071∼2100년에는 서울의 겨울 길이가 최근 10년보다 여름은 약 40일 더 길어질 것"이라며 "부산·제주에서는 겨울이 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2100년 한반도의 아열대 기후 면적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