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노 헤이카 반자이(天皇陛下萬歲·천황 폐하 만세), 반자이, 반자이."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식 및 관련 행사장에서 외쳤던 일왕을 위한 만세 삼창에 대해 일본에서 찬반(贊反)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22일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즉위를 축하한다며 두 손을 높이 들어 '덴노 헤이카 반자이'를 외쳤다. 이어서 지난 9일 고쿄(皇居·일 왕궁) 앞에서 열린 국민제전(國民祭典)에서도 이부키 분메이(伊吹文明) 전 중의원 의장이 똑같이 만세 삼창을 선창했다. 그러자 축가를 부른 인기 아이돌 그룹 '아라시(嵐)' 멤버 5명을 비롯, 참가자들이 만세를 따라 불렀다. 이날 행사에서는 일왕 부부가 고쿄로 돌아간 후에도 만세 삼창이 최소한 16번 계속돼 '만세 48창'이 됐다고 아사히신문이 12일 보도했다. 10일 일왕 부부의 즉위 축하 카퍼레이드가 진행될 때도 연도 곳곳에서 '덴노 헤이카 반자이'가 울려 퍼졌다.
이에 대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소셜미디어에 "엔드레스(끝없는) 만세가 무섭다" "참 집요하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태평양전쟁에서 젊은 병사들이 '덴노 헤이카 반자이'를 외치며 죽어간 것을 언급하며 "섬뜩한 느낌밖에 들지 않는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그러나 "경의와 축하의 뜻을 전하는 것이니 좋지 않은가" "일체감을 느꼈다"는 긍정적인 의견도 있었다.
'덴노 헤이카 반자이'가 시작된 것은 일본제국 헌법이 공포된 1889년이다. 당시 메이지(明治) 일왕의 마차를 향해 만세를 부른 것이 처음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는 현대식 교육을 받고 군국주의와 거리를 두려는 나루히토 일왕 부부가 '덴노 헤이카 반자이'에 대해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라 다케시(原武史) 방송대 교수는 지난달 즉위식 당시의 만세 삼창에 대해 "두 분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생각하지 않고 만세를 계속하는 것은 이상했다"고 말했다. 가와니시 히데야(河西秀哉) 나고야대 교수는 "반자이라는 단어는 이전에 천황 숭배나 군국주의를 하기 위한 방책이었다"며 "그런 점을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