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유통 산업이 격변을 겪고 있다. 지난해 125년 역사를 지닌 미국 대표 백화점 '시어스'가 파산신청을 했다. 아마존으로 대변되는 이커머스(전자상거래)의 파도에 휩쓸린 탓이다. 아마존이라고 승승장구만 할까? 미국을 점령하고 거칠 것 없이 해외로 뻗어 나가던 아마존은 지난 7월부터 중국 온라인 사이트 운영을 중단했다. 알리바바 등 중국 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린 탓이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이커머스와 오프라인 유통이 치열하게 맞부딪히는 속에서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새로운 유통이 출현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여론 확산이 워낙 빨라, 한 순간에 시장의 판도가 뒤집어 지기도 한다. 제2회 '코리아 뉴 라이프스타일 어워즈'의 수상 기업들은 이런 격랑 속에서 생존하며 성과를 올린 기업들이다.

이번에 대상을 수상한 롯데유통사업부문은 온·오프라인 융합으로 유통 시장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1위 오프라인 유통업체'로서 갖는 저력에 이커머스의 DNA를 이식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약 3조원을 투자해 유통 계열사별로 있던 온라인몰을 완전 통합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오프라인 채널의 경쟁력도 함께 올리겠다는 계산이다. 지난 1일부터 일주일 동안 진행된 대규모 할인행사 '블랙 페스타'를 통해 효과는 입증됐다. 대대적인 온·오프라인 동시 할인 행사로 소비자들은 쇼핑의 즐거움과 할인의 쏠쏠함을 함께 즐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상 기업들을 보면 과거에 안주하지 않고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는 진리를 새삼 되새길 수 있다. 50년 가까이 국내 인테리어 산업을 선도해온 한샘은 단순히 가구 제작에 머무르지 않고 상담부터 시공, AS까지 제공하는 토털 서비스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1933년 설립된 조선맥주를 계승한 하이트진로는 올해 '테라'로 돌풍을 일으켰다. 발효 공정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리얼탄산'만을 사용한 신공법으로 소비자를 사로잡았다. KGC인삼공사의 동인비는 홍삼 뷰티 제품이라는 신시장을 개척했다. 단순한 한방 화장품이 아니라 6년근 홍삼을 주요 원료로 해 이전에 없던 제품을 선보였다.

11번가는 단순히 물건을 파는 온라인 몰에서 벗어나 쇼핑과 관련된 모든 정보와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커머스 포털'을 지향하고 있다. 인기가 급상승한 제품 등을 발빠르게 검색하고 구매할 수도 있다. 이런 혁신적인 서비스를 바탕으로 올 3분기에는 이커머스 업체로서는 드물게 3연속 분기 영업흑자를 기록했다. 이랜드리테일의 슈펜은 주로 의류에서 유행하던 '패스트 패션' 트렌드를 신발·잡화에 끌어 들였다. 출근용 구두 같은 스테디셀러부터 소셜미디어(SNS)에서 이슈가 되는 '핫 아이템'까지 매장에 신속히 공급한다. 한국야쿠르트는 초유 항체를 함유한 기능성 발효유로 간 기능 개선에 도움이 되는 '쿠퍼스'로 새로운 프리미엄 시장을 열었다.

고객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기업들의 선전이 두드러진다. 순우리인삼은 중간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와 직거래를 통해 질 좋은 인삼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허벌라이프는 직접판매 방식을 통해 건강식과 스킨 케어 제품 등을 소비자에게 공급한다. 설레임의원은 일회성 피부 시술에 그치지 않고, 생활습관을 교정해 주는 주치의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서브원은 IT 솔루션을 기반으로 직장인들이 필요한 각종 소모품을 제때 공급해 일의 효율을 높여주고 있다. 결혼정보업체 퍼플스는 회원들의 변화를 수시로 업데이트하고 인증팀을 통해 검증해 고객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씨스팡은 관절·혈관 등에 특화한 건강기능식품으로 '건강한 노년'이라는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앙블랑은 육아 과정에서 가장 많이 쓰는 물티슈와 기저귀의 안전성에 주력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온도계 물티슈'까지 내놓는 등 '아기 피부 안전'을 위한 차별화된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