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과 맞닿아 있는 그린란드는 85%가 얼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월 이 동토(凍土)를 사고 싶다는 폭탄 발언을 내놨다. 그린란드를 자치령으로 둔 덴마크가 대번에 거절 의사를 밝혔지만 논란은 멈추지 않는다. 그뿐인가. 얼마 전 중국까지 그린란드에 공항 건설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무역 회사에 다니며 북극 항로(북극 빙하가 녹으면서 열리게 될 유럽·동아시아를 잇는 항로)의 시장 가치에 대해 자주 들었다. 그린란드엔 '4차 산업혁명의 쌀'이라 불리는 희토류 등 많은 광물자원도 매장돼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그린란드의 자원과 지정학적 가치를 1조1000억달러(약 1282조원)로 추정한다. 북극 최신 동향을 보고 싶어 지난달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열린 '북극서클총회'에 참석했다. 매년 10월에 열리는 북극 관련 세계 최대 행사다.

지난달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열린 북극서클 총회에 참석한 조장현 탐험대원.

총회는 긴장감 속에 진행됐다. 그린란드가 속한 유럽권 국가의 '보호' 논리와 미·중 등 강대국들의 '개발' 논리가 첨예하게 맞섰다. 안티 린네 핀란드 총리는 "가장 중요한 것은 기후변화"라며 "핀란드는 이 문제를 EU(유럽연합) 안건으로 올려 지속 가능한 개발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북극 개발을 EU 테두리 안으로 가져오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미국은 다른 목소리를 냈다. 개발에 방점을 찍었다. 미국 대표인 릭 페리 에너지장관은 "발굴하지 않은 에너지 중 3분의 1이 북극에 있다. 보호와 개발은 상충이 아니라 동시에 진행 가능하므로 혁신을 통해 에너지를 발굴하자"고 강조했다. 최근 '북극 실크로드'란 용어를 만들며 북극 개발에 참여 의지를 보이는 중국도 북극 항로에 관심을 나타내는 등 밀리지 않았다.

그린란드 킴 킬센 총리는 확고했다. "우리는 새 공항을 짓고 있습니다. 편하게 오가고 투자도 많이 하십시오! 하지만 확실히 하고 싶습니다. 그린란드는 팔 수 없습니다. 북극은 우리 집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