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 오늘의 동지
어떻게 서독은 동독군을 통합시켰나?

독일의 통일은 독일연방공화국과 독일민주공화국의 통합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양국군의 통합을 말하기도 하였다. 세간에는 여러 우려가 있었지만, 그들은 그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하였다.
독일의 통일로 인해 독일 민주공화국(GDR)과 연방군이 탄생하게 되었다. 독일 통일 기념일에서 하루 지난 1990년 10월 4일 아침, 15만에 달하는 동독 인민군은 독일군으로 편입되었다. 지난 30년이 넘는 세월동안 서로 총부리를 겨누던 그 적으로 말이었다. 이는 구 동독군에게 있어 매우 생소한 일로 다가왔는데 그들은 이내 그 사실을 받아들여 복무를 지속하였지만 일부는 그 과정에서 군문을 나서게 되었다. 그들 모두 마음 한 구석에는 반역자가 된 것은 아닌지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표준화 절차로 진행된 양군의 통합은 우선 새로 창설된 동독일 연방군 사령부가 동독 인민군(NVA)을 연방군에 포함시키는 것으로 시작하였다. 5만에 달했던 병사들 중 정치적 부적합성이라는 사유로 3만 5천에 달하는 수가 전역조치 되었다. 군문을 나서는 이들에게는 일부 인센티브가 지급되었는데 50의 나이가 되어 은퇴하는 사람들 중 자발적으로 전역을 선택하였을 경우 7,000마르크(한화로 460만원 상당)이 주어졌다.
동독의 인민 해방군은 SS-23 24중거리 미사일을 비롯하여 11,300여대의 탱크, 190척의 전함, MIG-29기를 비롯한 700기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무장이 잘 갖춰진 상태였다. 몇 달에 걸쳐 일부는 사용되기도 하였지만 잔존 보유량들은 좋은 성능을 유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점진적으로 양도되거나 판매처리 되었다. NATO연합군에 비교하여 그들의 무기는 호환이 불가능했기에 동독군은 그들의 창고를 비울 수밖에 없었다.
통일 이후 연방군은 그들의 정체성을 다시 확립하였다. 동서 냉전기간 중, 동부로부터의 공격에 대한 방어는 연방군의 주된 목표였다. 하지만 1990년 이후 그들의 임무 범위는 상당 부분 변경되어 기존의 국방 의무 이외에 전지구적 군사임무에도 참가하게 되었다.

군 내부 인사구조도 통일 이후 몇차례 수정이 이루어졌다. 냉전기간 중, 연방군은 49만 5천에 달하는 병력 보유와 50만의 예비군 보유에 대한 목표치를 가지고 있었다. 통일 이후에는 '2+4조약'에 의거하여 독일군은 37만에 해당하는 병력을 보유할 수 있는 규정이 신설되었으며 현재는 약 17만 2천여 명에 달하는 상비, 시간제 병력과 8,800여 명의 지원병들을 보유하고 있다. 독일의 징병제는 2010년을 기점으로 유예되었다.
비록 변화 과정에서 몇 가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독일군의 통합은 성공적이었다고 평할 수 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강군은 그렇게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여기에는 병사들 내부에 서로를 향한 존경과 감사가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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