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경비대장 "이륙 2분도 안돼 추락"
탑승자는 소방대원 5명·부상자 1명·보호자 1명 등 7명
사고 지점 수심 72m…밤샘 수색 성과 없어
심해잠수사 31명 파견…물결 잦아지는 대로 수색 개시

독도 인근 해상에서 소방헬기가 추락해 밤샘 수색을 진행했으나 아직까지 헬기 기체나 탑승자 7명을 찾지 못했다. 소방당국은 사고 지점에 심해잠수사 31명을 투입했으나 수심이 72m에 달해 구조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고수습대책본부는 1일 오전 포항남부소방서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늘 오전 현재까지 헬기와 헬기 탑승자를 발견하지 못 했다"며 "잠수요원을 투입해 수색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헬기 8대와 함정 11척 등 이용해 수색을 진행 중이고, 심해잠수사로 구성된 31명이 포항에서 출발해 현재 독도 인근에서 물결이 잦아지길 기다리고 있다. 사고수습대책본부는 수색 범위가 넓어지면 잠수요원 12명을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울릉도에 응급의료본부도 설치했다.

지난달 31일 오후 11시 26분쯤 독도에서 이륙한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EC225 헬기 한 대가 추락해 소방당국과 해경이 현재 현장 수색을 하고 있다.

사고수습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26분쯤 독도 인근 해상에서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다목적 소방헬기 유로콥터 EC225 1대가 추락했다. 헬기는 소방대원 5명과 부상자, 동료 선원 1명을 태우고 육지로 돌아오던 중이었다. 독도경비대장이 즉각 사고 상황을 신고하고, 직접 수색에 나섰지만 날이 어두운 상황에서 수색 성과가 없었다.

헬기는 전날 오후 응급환자 요청에 따라 오후 11시 22분쯤 독도에 착륙했고 2분 뒤인 24분쯤 환자 등이 탑승했다.

사고를 처음 목격한 경북지방경찰청 소속 신정범 독도경비대장은 언론인터뷰에서 "헬기가 이륙 후 추락하기까지 2분도 안 걸린 것 같다"며 "남쪽으로 이륙하던 헬기가 비스듬히 가다가 고도를 낮추길래 이상해서 봤더니 바다에 추락했다"고 말했다.

앞서 독도경비대는 독도 남쪽 6해리 부근에서 홍게를 잡던 50대 어선 선원이 왼쪽 엄지손가락 첫마디가 절단됐다는 응급 상황을 접수받고 119에 신고해 헬기 지원을 요청했다. 사고 헬기는 대구에 있던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EC225 헬기로 이날 오후 9시 33분쯤 독도로 출발했다. 이후 오후 10시 49분쯤 급유를 위해 울릉도에 착륙해 8분가량 머문 뒤 독도로 이동했다.

사고수습대책본부는 "독도 동도(東島) 선착장 남쪽 200m~300m 지점에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해경이 측정한 결과, 헬기 추락 추정 지점의 수심은 72.2m 정도로 파악됐다.

사고수습대책본부는 현재 헬기 기체도 찾지 못한 만큼 우선 구조에 집중하고, 이후 사고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다. 사고수습대책본부 관계자는 "정확한 사고원인은 구조작업을 마치는 대로 별도로 조사하겠다"며 "이륙 전 안전점검 때는 결함이 없었다"고 했다.

지난 2009년 경기 남양주시 중앙119구조대에서 열린 EC225 헬기 취항식 때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