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31일 논란 끝에 백지화된 문재인 대통령기록관 건립 추진에 대해 "국가기록원이 추진 중인 현안은 티타임 형식으로 (청와대 국정기록비서관과) 공유하는 일상적 사항이어서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비서실장에게 보고한 바 없으므로 대통령에게 보고한 내용도 없다"고도 했다.

1일 국감을 앞두고 있는 대통령비서실은 이날 이양수 자유한국당 의원의 '조용우 국정기록비서관이 대통령기록관과 관련해 상부에 보고한 내용을 알려달라'는 서면 질의에 이런 내용의 답변서를 제출했다.

문재인 대통령기록관은 기존 통합 대통령기록관과 별도로 문 대통령이 퇴임하는 2022년 5월 개관을 목표로 추진됐고, 지난 8월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전체 예산(172억원) 가운데 부지 매입비 등 32억원이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되는 것으로 심의·의결됐다. 이소연 국가기록원장이 지난 3월 청와대 국정기록비서관에게 두 차례나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도 확인됐다. 지난달 본지 보도로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이 불같이 화를 내셨다"고 전했고, 국가기록원은 건립 계획을 취소했다.

이날 청와대 답변을 두고 야당에선 "대통령기록관을 둘러싼 논란을 담당 비서관 선에서 '꼬리 자르기'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청와대는 '조 비서관이 국가기록원에서 보고받은 자료를 제출하라'는 요구에 대해선 "국가기록원 소관이므로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은 관련 내용을 일절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또 "대통령과 청와대 비서실장, 정책실장, 안보실장 모두 지난 9월 언론 보도를 통해 개별 대통령기록관 추진에 대해 알게 됐다"고 답변했다. 청와대는 '국정기록비서관이 비서실장에게 보고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판단한 근거는 무엇인가'라는 질의에는 "대통령기록물 관리의 중립성을 고려해 국가기록원장이 추진하는 고유 업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이양수 의원은 "청와대가 거짓말하고 있거나, 조용우 비서관이 비서실장에게 보고도 하지 않고 대통령 퇴임 이후를 준비했다는 얘기인데 어느 쪽이 맞겠느냐"고 했다. 이 의원은 또 "대통령이 (보고받지 못해) 불같이 화를 냈다고 하는데 아무도 문책하지 않는 것은 납득이 가질 않는다"면서 "조용우 국정기록비서관 등 관련자 문책을 요구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