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행정기관 등에서 사용하는 어려운 한자어와 외국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작업을 내년 1월부터 본격 가동하기로 했다. 정부 부처 보도자료를 비롯 언론 매체 기사 제목을 검토해 단어 순화를 요청하고, 무분별하게 쓰이는 외국어를 참신한 우리말로 바꾸는 '새말모임'도 꾸린다. 전국 19곳 국어문화원과 '우리 동네 어려운 안내판 바꾸기' 사업도 진행한다.

문체부가 한글문화연대를 통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5개 광역지자체 보도자료 제목을 분석한 결과, 총 8509건 중 8386건에서 외국어가 쓰였다. 가장 자주 등장한 단어는 '포럼'이었고, '워크숍' 'AI'가 뒤를 이었다. 지난 4월 취임사에서 '국어 보존과 확산'을 정책 과제로 앞세운 박양우(61·사진) 문체부 장관은 최근 본지 인터뷰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BRT'(간선급행버스) 같은 단어가 남용되고 있다"며 "특히 복지·세무 분야 전문 용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것은 모든 이를 위한 포용국가로 나아가는 일"이라고 했다.

문체부는 국립국어원·한글학회와 조선일보가 창간 100주년을 맞아 시작한 '말모이 100년, 다시 쓰는 우리말 사전' 국민 캠페인도 함께한다. 사라져가는 순우리말과 방언 신조어를 채집하는 이 캠페인은 30일 현재 접수된 단어가 6500개를 넘었고, 1년 내 10만개를 돌파할 전망이다. 박 장관은 "말모이 운동에 이토록 호응이 뜨거운 것은 국민 마음속에 우리말과 글에 대한 갈망과 자부심이 쌓여 있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