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를 자행한 오사마 빈라덴의 알카에다와,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48)가 이끈 IS(이슬람국가)는 모두 이슬람 수니파의 극단주의 테러 집단이다. IS가 본격적인 테러 단체로 힘을 쓰기 시작한 것은 2004년 알카에다의 이라크 내 하부 조직으로 들어가면서부터였다.
알카에다와 IS는 당초 공통의 목표를 가졌다. 전 세계 무슬림들이 칼리프(이슬람 정치·종교 최고 지도자) 통치 아래 하나의 국가를 이루고 살아야 한다는 신념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었다. 그러나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다. 알카에다는 미군을 아랍 세계에서 축출하고 반이슬람 세력을 궤멸한 이후 나라를 세우는 전략을 가동했다. 9·11 테러를 일으킨 것처럼 아랍 세계를 미국의 영향에서 벗어나게 하는 게 우선이었다. 알카에다는 '유대인과 십자군에 대항하는 국제 이슬람 전선'이라는 기치를 표방했다. 외부의 적인 서방 세계와 대항해 싸우는 데 중점을 두었다.
IS는 달랐다. 미국에 맞서 싸우기보다는 이슬람 단일 국가 건설 자체를 우선시해서 먼저 영토를 확보하고 자신들만의 나라를 세우는 데 중점을 뒀다. 이라크·시리아 일대를 중심으로 IS가 영토를 넓히려다 보니 다른 이슬람 세력들과도 충돌을 빚을 수밖에 없었다.
또 이슬람 교리를 지나치게 엄격하게 해석하면서 극단적인 성향을 보였다. 이교도들을 참수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교도들과 평화롭게 지내는 무슬림들도 적으로 간주했다. 시아파는 물론이고 때로 같은 수니파도 살해했다. IS는 2015년 요르단 공군 조종사를 산 채로 화장시켰는데 이런 잔악한 행위에 대해 아랍 지도자들은 "사람을 불태우는 것은 이슬람 율법에 어긋난다"며 규탄했다.
IS는 또한 석상, 조각상, 신전 등을 알라 이외의 숭배 대상으로 간주해 모두 없앴다. 특히 2015년 시리아의 고대 유적인 팔미라를 모두 파괴해 지탄을 받았다. IS가 갈수록 잔학한 행위를 서슴지 않자, 알카에다도 IS를 멀리했다. 결국 알카에다와 IS의 갈등이 커졌고, 2014년 2월 알카에다는 IS와 완전한 결별을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