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에 이뤄지는 시설관리 당직근무도 초과근로수당 지급 대상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A씨 등 6명이 "당직근무에 대한 초과근로수당을 지급하라"며 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 보냈다고 29일 밝혔다.
A씨 등은 삼성에버랜드의 실버타운 시설관리를 맡고 있는 하청업체 소속 전기팀·설비팀 근로자들이다. 이들은 주간-주간-당직-비번 4교대로 근무해 왔는데, 당직근무(오후5시~익일 오전 8시)에 대한 야간·연장·휴일 근로수당을 회사가 지급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냈다.
회사는 500여 세대의 숙소와 스포츠센터 등의 시설을 점검·유지·보수하면서 자체 해결이 힘든 공사 등은 외부 업체에 맡기고, 평소 주간에는 애프터서비스 전담 직원들이 맡아하던 업무도 야간에는 당직자들이 맡도록 했다. 당직업무에는 통상 30분~1시간 안팎 소요되는 사우나실 여과기 세척 업무(사우나실 역세·린스 작업)도 포함됐는데, 이는 실버타운 내 사우나 영업이 끝나는 오후 10시 이후에야 처리할 수 있었다.
재판에서는 이들의 당직근무를 초과근로수당 지급 대상인 통상근무의 연장으로 볼 수 있는 지가 쟁점이 됐다. 회사 측은 "업무 강도가 낮아 초과근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1·2심은 "A씨 등의 당직근로는 업무강도가 낮아 통상근로와 업무상 차이가 있어 통상근로의 연장이라 볼 수 없다"면서 "이를 전제로 한 초과근로수당 지급 주장은 이유 없다"며 회사 측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그러나 "당직근무 시간에 처리하는 애프터서비스 처리 업무의 강도가 주간의 것에 비해 적다고 보기 어렵고, 사우나실 역세·린스 작업 등 다른 업무내용을 종합해 보면 식사나 수면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당직근로 시간에 A씨 등에게 수면이나 휴식이 보장됐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서울고법에서 다시 재판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