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 유망주의 산실인 제63회 장호 홍종문배(이하 장호배) 전국 주니어 테니스대회 단식 결승이 열린 25일 서울 장충장호테니스장. 백다연(중앙여고2년)은 올해 여자부 결승 코트에도 있었다. 대회 3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백다연의 상대는 같은 학교 친구 위휘원(중앙여고 2년). 둘은 훈련 없는 날에 영화 보고 맛집 찾아다니며 스트레스를 푸는 사이지만 경기를 앞두고선 말없이 물만 마셨다. 최준철 중앙여고 감독은 "다연이는 수비, 휘원이는 공격에 능해서 '창'과 '방패' 중 누가 이길지는 붙어봐야 안다"고 했다.
백다연이 2시간 접전 끝에 위휘원에게 2대1 역전승을 거두고 대회 3연패(連覇)에 성공했다. 상대의 과감한 공격에 밀려 1세트를 내줬지만, 2세트부터 장기인 끈질긴 수비와 정확한 샷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 대회 여자부 3년 연속 우승은 중앙여고 선배 홍다정(2001~2003년) 이후 16년 만이다. 중앙여고는 올해 8강에 7명이 진출할 정도로 테니스 명문고 위용을 뽐냈다.
남자부에선 김동주(마포고 2년)가 대회 3연패에 도전하던 김근준(양구고 3년)을 2대0으로 꺾고 대회 첫 우승을 했다. 김동주는 키 185㎝에 서브와 포핸드가 장기로, 올해 국내에서 열린 국제대회에서 4차례 우승하는 등 최근 기세가 좋다. 우승 확정 후 오열했던 그는 "선생님(이승훈 마포고 코치)이 장호배 우승을 못해봤던 아쉬움을 대신 풀어달라고 하셨는데 그 꿈을 이뤄 드려 감격했다"고 말했다. 장호배 우승자에겐 3000달러, 준우승자에겐 1500달러의 해외 출전 경비가 지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