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한용섭 기자] 세월의 흐름을 이겨내려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어떨 때는 주변 상황에 의해 노력만으로 되지 않기도 한다. ‘가을정권’ SK 박정권(38)은 현역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까.
박정권의 ‘가을야구’는 SK의 플레이오프 탈락으로 끝났다. 2차례 대타로 나와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 플레이오프가 끝나고 잠깐 휴식기를 가진 SK는 이제 내년 시즌 준비에 들어간다. 첫 번째는 선수단 정리다.
이미 포스트시즌에 앞서 5명의 선수(장민익, 정혁진, 이동근, 강동권, 류효용)에게 방출을 통보했다. 올해는 11월 2차 드래프트가 열릴 예정이라 구단마다 선수단 정리에 바쁘다.
박정권은 올 시즌 1군에서 18경기에 출장해 타율 1할8푼8리(6안타) 1홈런 5타점을 기록했다. 2018시즌 14경기에 출장해 타율 1할7푼2리(5안타) 2홈런 6타점과 별반 차이가 없다.
지난해는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서 홈런 한 방씩을 터뜨리며 ‘가을정권’을 기억하게 했다. 박정권은 포스트시즌 통산 11홈런으로 역대 3위에 올라 있다. 이승엽(14홈런), 우즈(13홈런).
그러나 올 시즌에는 1군에서도 기록이 변변찮았고, 가을야구도 신통치 않았다. 가을야구 이전에 이미 2년간 팀 내 입지가 줄었다.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들어간 것은 어쩌면 염경엽 감독의 배려일지도 모른다.
플레이오프가 끝나고, SK 관계자는 박정권에 대해 “시즌 내내 2군에 있다가 가을야구에 잠깐 출전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팀 내 입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가을정권’이었지만 더 이상 ‘가을정권’을 기대하기도 힘들고, 그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정규 시즌에서 좋은 모습을 꾸준히 보여줘야 하는데 지난 2년간 그렇게 하지 못했다. 올해가 사실상 마지막이라는 느낌도 있다.
SK가 로맥과 재계약을 하든 안 하든 1루 자원은 외국인 타자가 될 것이다. 1루 백업으로 경쟁력을 가져야 하는데 최근 2년간 보여준 모습으로는 힘들어 보인다. 이미 입단 동기 또는 1년 후배인 조동화(38), 박재상(37)는 현역에서 은퇴하고 코치 생활을 하고 있다.
‘정권이 내’, ‘가을정권’으로 존재감을 인정받았던 박정권은 지난 10월 17일 키움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 9회 대타가 현역 마지막 타석이 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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