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마라톤 1인자’ 엘리우드 킵초게(케냐·사진)가 최근 1시간59분40초 만에 42.195㎞ 코스를 주파하며 화제가 된 가운데 킵초게가 이 경기에서 신은 나이키 운동화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운동화의 기능이 선수의 능력을 일시적으로 키워준다는 점에서 ‘기술 도핑’이 아니냐는 것이다.
21일(현지 시각) 영국 가디언 등 언론에 따르면, 일부 마라톤 선수들이 탄소섬유 밑창을 사용하는 나이키 운동화 착용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면서 이날 국제육상겅기연맹(IAAF) 기술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IAAF는 "신발이 선수의 발 보호·안정을 넘어 부당한 도움·이익을 줘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킵초게가 ‘마의 2시간’ 벽을 깼던 당시 신었던 나이키 운동화는 런닝화 ‘줌엑스 베이퍼플라이(ZoomX Vaporfly)’ 시리즈 중 하나로, 이벤트 행사를 위해 특별 제작된 것이다. 밑창 중간에 탄소셤유로 만든 판이 마치 스프링과 같은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라톤 선수의 뛰는 힘을 10% 이상 크게 높여주는 만큼 킵초게가 이 운동화를 신지 않았다면 이 같은 역사적인 기록을 세우기 어려웠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킵초게는 지난 12일 오스트리아 빈의 프라터 파크에서 열린 ‘1:59 챌린지’에 참가해 1시간59분40초 만에 마라톤 42.195㎞ 코스를 완주했다. 같이 뛰어주거나 최적의 조건에서 달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페이스메이커를 41명 투입한 결과였던 만큼 공식적인 기록으로 인정되지는 않았다.
미 월간지 와이어드 편집장인 니콜라스 톰슨은 온라인 매체 지제로에 "스포츠의 근대적 발전은 기술의 도움을 받았다"면서 "킵초게 사건에서 그가 뛴 방식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지만, 신발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이 분노하는 것은 흥미롭다"고 말했다.
수영에서도 비슷한 전례가 있다. 수중 저항을 크게 줄인 폴리우레탄 소재의 전신 수영복이 개발되면서 세계 신기록이 양산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세계수영연맹은 2010년부터 국제대회에서 전신 수영복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