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표(辭表)를 수리하면서 조 전 장관은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 신분으로 자동 전환됐다. 이번 학기 강의를 단 한 과목도 맡지 않지만, 사표 수리일(日) 다음 날인 15일 복직한 것으로 간주돼, 이날부터 계산한 월급이 다달이 지급된다. 그의 연봉은 약 1억원이다. 서울대에서는 그의 복직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잇달아 터져 나왔다.

서울대 관계자는 이날 "조 전 장관은 사퇴 처리가 된 다음 날인 15일부터 로스쿨에 복직하는 것으로 본다"며 "조 전 장관의 10월 급여도 15일부터 계산해 지급된다"고 밝혔다. 복직 신청일과 무관하게 법무부 사퇴 처리 시점부터 '재직'으로 처리된다는 의미다. 복직 신고와 수리가 모두 '선택'이 아닌 '의무' 사항으로, 요식 절차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서울대법은 '교직원이 휴직 기간 중 그 사유가 없어지면 30일 이내에 임용권자 등에게 신고하여야 하며 임용권자는 지체 없이 복직을 명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14일 오후 3시 30분쯤 조국(가운데) 전 법무장관이 경기 과천시 정부 과천청사 법무부를 빠져나오고 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오후 2시 장관으로 임명된 지 35일 만에 전격 사퇴 의사를 밝혔다.

조 전 장관은 학기 중에 복직하기 때문에 이번 학기 강의 의무가 없다. 2학기가 끝날 때까지 강의하지 않아도 월급이 나온다는 의미다.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에 따르면 조 전 장관과 같은 호봉의 서울대 교수 평균 월급은 약 845만원이다. 조 전 장관은 8~9월에도 민정수석에서 물러나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기까지 40여 일간 출근 한 번 않고 근무 일수에 해당하는 1000여만원을 받아갔다.

이날 조 전 장관이 교수로 돌아가는 로스쿨 건물 곳곳에는 '조국 교수의 교수직 파면을 촉구합니다'라는 대자보가 붙었다. 김은구(법대 박사과정)씨가 대표로 있는 서울대 트루스포럼이 붙인 것이다. 이들은 "조국 교수는 교수라는 직함이 무색할 정도로 많은 거짓말을 했다"며 "오세정 총장님께 조국 교수의 교수직 파면을 엄중히 요청한다"고 했다.

학교 안팎에서 조 전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주도했던 서울대 집회추진위원회는 '조국은 사퇴로 물러날 것이 아니라 파면되어야 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이들은 "그가 연루된 불공정과 특혜, 범죄 의혹을 철저히 조사하고 학교 복귀도 엄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대 재학생·졸업생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는 조 전 장관의 교수직 복직을 우려하는 글이 올라왔다. 오후 2시쯤 조 전 장관이 사의를 표명하자마자 '서울대 복귀 반대 집회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조국 교수직 복귀 반대 운동을 할 차례' '우리의 몫은 복직 거부 운동입니다' 등의 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서울대 재학생으로서 역사의 죄인이 되고 싶지 않다. 학교로 돌아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 뭐든 할 것' '로스쿨 재학생들을 중심으로 집단 거부하고, 총학에서도 비판 성명 내 수업 못 하게 해야 한다' '무슨 낯짝으로 복직하겠다는 건가'라는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구체적인 단체 행동 방법도 논의된다. 서울대 로스쿨 커뮤니티인 '로스누'에서 한 이용자는 "조국 교수 수업 보이콧해야 한다"며 "몇 달 동안 국민을 두 쪽으로 갈라놓고 문제 감당 안 될 것 같으니 쏙 내뺀 다음에 서울대 로스쿨로 돌아와 정의로운 지식인 코스프레하면서 트위터에 글 쓸 생각 하니 벌써부터 역겹다"고 썼다. 그러자 다른 학생이 "(조 전 장관 강의가) 전공필수인데 분반 인원 강제 배분 때문에 조국 교수님 수업에 들어가야 한다면 그건 문제가 있다"며 "그걸 막기 위해 학생들이 단체로 움직인다면 동참하겠다"고 했다.

'조 전 장관 방식'으로 대응하자는 글도 올라왔다. 한 학생은 '페이스북에 아프다고 글 올리고 수업에 빠지면 된다'고 썼다. 국회 인사청문 위원들이 조 전 장관에게 '딸 조민(28)씨가 서울대 환경대학원을 휴학할 때 제출한 진단서'를 요구했을 때, 조 전 장관이 진단서 대신 딸이 페이스북에 '아프다'는 취지로 올린 글만 캡처해 제출한 것을 비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