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복서 겐나디 골로프킨(37·카자흐스탄)이 챔피언 자리를 되찾았다.
골로프킨은 6일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국제복싱연맹(IBF) 미들급 타이틀전에서 세르기 데레비안첸코(34·우크라이나)에게 3대0 판정승(115―112 115―112 114―113)했다. 현재 전적은 42전 40승(35KO) 1무 1패.
골로프킨은 2라운드에서 데레비안첸코의 오른쪽 눈가에 상처를 입히는 등 경기 초반 우위를 점했다. 3라운드 이후 데레비안첸코가 반격에 나서며 분위기가 바뀌었고 9라운드에 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11·12라운드에서 뒷심을 발휘해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이로써 골로프킨은 지난해 9월 왕관을 내준 뒤 13개월 만에 챔피언 벨트를 다시 차게 됐다.
골로프킨은 지난해 8월 WBC(세계복싱평의회)·WBA(세계복싱협회)·IBF 통합 타이틀전에서 커리어 첫 패배를 당했다. 인기 스타 카넬로 알바레스(29·멕시코)와의 두 번째 대결에서 석연찮은 판정 아래 0대2 판정패해 '무패 행진'에 흠집이 났다. 1년 전 치러졌던 1차전 결과(1대1 무승부)도 편파 판정이란 비판을 받았던 점, 알바레스가 금지 약물 양성 반응 전력도 있다는 사실이 계속 거론되고 있다.
알바레스가 의무 방어전을 치르지 않아 IBF 타이틀을 박탈당한 뒤 성사된 이번 경기에서 골로프킨은 세계 랭킹 1위 데레비안첸코를 혈투 끝에 꺾으며 건재함을 입증했다.
골로프킨은 외할아버지가 일제강점기 연해주로 이주한 한국인이다. 출신 국가 탓에 흥행에 불리해 대전료도 다른 스타보다 턱없이 적다는 지적을 받았으나, 올해 초 스포츠 스트리밍 업체 'DAZN'과 3년간 6경기를 뛰는 조건으로 1억달러(약 1200억원) 규모 계약을 맺으며 우려를 씻어냈다. 골로프킨은 명예 회복을 위해 알바레스와의 재대결을 바라고 있지만, 알바레스는 그 제안에 응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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