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親文) 진영이 어린이들에게 욕설이 섞인 '검찰 비하 노래'를 합창시키고, 이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 온라인에 유포했다.
지난달 30일 유튜브에 '검찰 개혁 동요 메들리'란 2분42초짜리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어린이 11명이 "우리는 검찰 개혁을 바라는 청소년들"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한다. 이어 "촛불 국민에게 드리는 노래"라며 '아기돼지 엄마돼지' '산토끼' '곰 세마리' '상어가족' 등 유명 동요를 개사(改詞)한 노래를 차례로 합창한다.
가사는 주로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를 수사 중인 검찰을 비난하는 내용이다. "적폐검찰 오냐오냐 기밀누설 꿀꿀꿀" "석열아 석열아 어디를 가느냐, 국민 눈을 피해 어디를 가느냐" "정치검찰 뚜루두뚜두 물러나 뚜루두뚜두" 등의 표현이 담겼다. 언론과 야당도 가사가 겨냥한 타깃이었다. "토실토실 적폐 기레기 특종 없나 꿀꿀꿀" "윤석열은 사퇴해, 조중동은 망해라, 자한당은 해체나 해라" 등이었다. 아이들 대부분이 노래를 부르는 내내 가사가 적힌 종이를 쳐다보는 모습이 영상에 나온다.
곧바로 아동 학대 논란이 불거졌다. 영상 아래에 "아무것도 모르고 시키는 대로 한 것 아니냐" "아이들 얼굴도 안 가리고 정치 선동에 이용했다" "북한과 뭐가 다르냐" 등 비난 댓글이 줄을 이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6일 페이스북에서 "지구 저 건너편 소년병을 동원하는 극단주의 세력과 다를 것이 무엇인가"라고 했다. 같은 당 김성원 대변인은 "'조국 감싸기'에 아이들마저 도구화하는 발상에 할 말을 잃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원내대변인은 이날 "해당 노래는 우리 당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유튜브 영상은 '주권방송' 명의로 올라왔다. 영상 아래에는 '주식회사 주권방송' 후원 계좌번호도 적혔다. 주권방송은 지난 8월에는 어린이 20여 명이 "자한당 해체" "친일파 자한당" 등의 노래를 부르는 반일(反日) 집회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주권방송은 북한 체제를 옹호하고 찬양하던 인터넷방송 '615TV'가 2010년 이름을 바꿔 재창립한 방송이다. 주권방송 창립 당시 민족문제연구소(이사장 신부 함세웅)가 발기인으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