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부산, 김보라 기자] 박찬욱 감독이 영화 '친절한 금자씨'(2005) 속에서 배우 이영애가 입었던 트렌치코드에 관한 제작의도를 전했다.

박찬욱 감독은 6일 오후 부산 우동 신세계백화점 9층 문화홀에서 열린 '필름메이커 토크2: 박찬욱과의 대화'에서 "인물 한 명 한 명의 스토리가 다르고, 그들의 감정, 선택이 다르다. 누구는 굉장히 용감하고 욱하는가 하면 다른 사람은 주저하기 떄문에 개별성을 유지하고 싶었다"고 유족들이 입은 우비를 언급했다.

'친절한 금자씨'는 사람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을 만큼 뛰어난 미모의 소유자인 금자(이영애 분)가 스무 살에 죄를 짓고 감옥에 가게 된 이야기를 담았다. 그러나 어린 나이, 너무나 아름다운 외모로 인해 검거되는 순간에도 언론에 유명세를 치른다. 13년 동안 교도소에 복역하면서 누구보다 성실하고 모범적인 수감생활을 마친 금자는 자신의 주변 사람들을 열심히 도와주며 13년간의 복역생활을 무사히 마친다.

박 감독은 "유족들이 동시에 하나의 그룹으로 묶일 수 있는 면이 있기에 그런 점에서 다를 바 없는 하나의 그룹을 표현하고 싶었다. 상반된 요구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의상은 우비가 맞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박찬욱은 "영화는 만질 수 없는 것인데 만질 수 있는 것 같은 텍스처를 느끼게 하고 싶었다. 어떤 것은 바삭하게, 어떤 것은 거칠하게, 부드럽게 일으킬 수 있는 소재를 주의깊게 고르려고 노력한다"며 "역시 가장 중요했던 의상은 이영애의 트렌치코트다. 금자씨가 코트깃을 내리고 있을 때와 달리, 단추를 채우고 있을 때는 얼굴의 반을 가리게 함으로써 관찰자라는 이미지를 주고 싶었다. 행동과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닌, 오로지 보는 사람이었다. 새로운 콘셉트를 구현하기 위해 새롭게 디자인하고 만든 옷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영애는 금자씨 캐릭터를 통해 20~30세대 청춘의 감성을 뒤흔든 멜로부터 그로테스크한 스릴러 드라마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한 세기를 풍미한 대배우로 우뚝 섰다. 연기와 외모를 갖춘 그녀가 2000년대 후반에 좀 더 많은 영화를 하지 못한 게 관객으로서 아쉬울 따름이다./ watc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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