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 회원 등 300여 명, 청와대 앞 '철야 노숙 농성'
오는 9일 '조국 사퇴' 집회까지 6박 7일간 농성 예정
"끝없는 내로남불 볼 수 없어 하와이서 귀국해 농성"
"독단적 선택만 하는 文 정부, 참을 수 없어"
"文 대통령 응답 없으면 계속 농성할 것"

개천절인 지난 3일 광화문광장 등 서울 도심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 촉구 집회 참석자들은 청와대 진출을 시도하며 한동안 경찰과 대치한 뒤 오후 8시 30분쯤 대부분 해산했다. 하지만 집회 참가자 수백 명은 청와대 사랑채 앞 도로에 모여 철야(徹夜) 농성을 이어갔다. 이들은 ‘조국 사퇴’ 집회가 예정된 오는 9일까지 6박 7일 일정으로 청와대 앞 노숙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인근 효자로에서 시위대가 철야 집회를 벌이고 있다.

보수 성향 시민단체와 재야 정치인들이 연합해 만든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이하 투쟁본부) 소속 회원을 포함한 시민 300여 명은 전날 밤 청와대 사랑채 인근 효자로에 모여 노숙 철야 집회를 했다. 시위대는 효자로 4개 차로에 돗자리를 깔고 담요를 덮은 채 밤을 보냈고, 일부는 눕지 않고 앉은 채로 밤을 꼬박 새웠다고 한다.

노숙 농성은 4일 오후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이날 정오쯤부터는 2개 차로를 200m가량 점거한 채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집회 참가자들은 길바닥에 앉은 채로 청와대를 향해 "조국 구속" "문재인 하야" 등을 외쳤다. 일부는 투쟁본부 측에서 나눠준 빵과 우유, 주먹밥으로 식사를 때우고 있었다.

개천절 집회에 맞춰 하와이에서 귀국했다는 이온묵(63)씨는 "끝없는 내로남불 행태를 보이는 조 장관이 임명된 이후, 타국에서 지켜만 볼 수가 없어 집회 일정에 맞춰 귀국해 길바닥에서 하룻밤을 잤다"며 "밤사이 추워 덜덜 떨고 세수와 양치질도 못 했지만, 그런 게 불편한 것이 아니라 서민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독단적인 선택만 해나가는 문재인 정부의 행태가 참을 수 없이 괴로운 것"이라고 했다.

강원도 홍천에서 전날 온 황성태(56)씨는 "문 대통령이 우리를 좀 생각해주면 좋겠다는 마음에 여기서 밤을 새웠다"며 "지도자 자리에 오른다고 누구나 지도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사랑하고 있다는 마음이 전해져야 하는데, 현 정부는 자신의 편이라 생각되는 이들의 의견만 듣고 있으니 가슴이 너무 답답하다"고 했다.

경기도 일산에서 온 박경화(51)씨는 "서로 알지도 못하는 시위 참가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밤을 샜다"며 "경제는 끝없이 추락해 자식들 취업도 힘든 상황에서, 편법을 써 자신의 가족들 챙기기 바빴던 조국을 법무부 장관 자리에 앉히는 임명권자에게 우리의 목소리 좀 들어달라고 요구하는 차원에서 청와대 앞을 떠날 수 없었다"고 했다.

밤사이 해산한 뒤 이날 오전 다시 집회 장소로 모인 참가자도 있었다. 경기도 부천에서 온 한현진(45)씨는 "전날 저녁 집회 이후 집에 돌아갔다가 여전히 일부 집회 참가자들이 이곳에 모여 목소리를 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아침에 다시 찾아왔다"며 "무작정 거리를 차지하며 떼를 쓰는 차원이 아니라, 이 정권이 반대쪽 의견엔 귀를 막는 것이 아닌 다양한 의견도 듣고 반영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섰다"고 했다.

투쟁본부 관계자는 "오는 9일 이곳에서 예정된 ‘조국 사퇴 촉구’ 집회까지 노숙 집회를 이어가겠다"며 "집회 신고는 10월 말까지 돼 있어, 문재인 대통령이 정확한 메시지를 내지 않는다면 9일 이후에도 철야 노숙 집회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