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3일 검찰에 출석했다. 사진은 서울중앙지검 1층에 설치된 포토라인.

3일 검찰에 소환된 조국 법무장관의 아내 정경심(57) 동양대 교수가 8시간 만에 귀가했다. 정씨는 ‘건강상 이유’로 조사를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고, 검찰은 이를 받아들여 귀가 조치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이날 오전 9시쯤부터 오후 5시쯤까지 8시간에 걸쳐 정씨를 상대로 조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정씨가 건강 상태를 이유로 조사를 중단해 줄 것을 요청했다"며 "조사를 중단하고 귀가하게 했고, 추후 다시 출석하도록 통보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이날 오전 9시쯤 검찰에 출두했다. 통상적 피의자와 달리 휴일 오전에 포토라인을 피해 서울중앙지검 지하주차장을 통해 비공개로 출석했다. 법조계에서는 "법무장관 부인이기 때문에 사실상 특혜를 받은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정씨는 이날 조사를 마치고 돌아갈 때도 취재진을 피해 검찰청사를 빠져나갔다.

당초 검찰은 정씨를 ‘공개 소환’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정씨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비공개 소환하기로 입장을 바꿨다. 검찰은 "수사팀의 자체 판단"이라고 했으나 법조계 안팎에서는 "청와대와 여권의 압박의 통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정씨는 조 장관 일가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자녀들의 인턴과 입시를 둘러싼 의혹과 사모펀드 관련 의혹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검찰은 의심해왔다. 검찰은 정씨를 상대로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자신이 근무하는 동양대 총장 명의 표창장을 위조해 딸에게 발급한 혐의(사문서 위조)로 지난달 6일 기소됐다. 이 사건의 첫 재판은 오는 18일로 예정돼 있다. 딸 조씨는 2015학년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이 표창장을 내고 합격했다. 검찰은 2013년 6월쯤 표창장이 위조된 정황을 파악하고, 2013~2014년 딸이 지원한 부산대·서울대 대학원 등을 압수 수색했다. 또 딸 조씨가 한영외고 재학 시절 2주간 인턴을 한 뒤 제1저자로 올라간 병리학 논문을 둘러싼 의혹과 고려대 재학 중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허위 인턴증명서를 받은 의혹도 조사 대상으로 꼽힌다.

사모펀드 관련 의혹도 검찰의 수사 대상이다. 정씨는 자신과 자녀 등 명의로 출자한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 운영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운용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펀드와 관련해 회삿돈 수십억원을 빼돌린 혐의(횡령)를 받는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36)씨는 지난 6일 구속됐다. 검찰은 조씨가 횡령한 돈 가운데 10억원이 정씨에게 흘러 들어간 정황을 포착했다. 조씨 횡령 범죄의 공범이 정씨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또 펀드의 실소유주가 정씨인 것으로도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정씨가 조씨 부인과 자신의 남동생인 정모(56)씨를 통해 2015~2016년 사이 코링크PE 설립·투자에 10억원을 투입했다는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조사가 정씨 측 요청으로 다소 빨리 끝난 점을 감안하면 검찰은 조만간 정씨를 재소환해 추가로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안팎에서는 수사팀이 정씨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정씨가 한국투자증권 직원에게 컴퓨터 하드디스크 교체를 요청하는 등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어서다.

다만 일각에서는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됐을 때의 후폭풍을 고려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법원에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검찰 개혁을 저지하기 위한 무리한 수사였다는 비난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