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사령부가 지난달 시작된 11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SMA) 협상이 연내 타결되지 않으면 9000명에 달하는 한국인 직원을 내년 4월부터 강제로 무급 휴가 보낼 방침을 세운 것으로 2일 알려졌다. 최응식 주한미군 노조위원장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전날 이 같은 내용의 주한미군사령관 명의 공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현재 9억9000만달러(약 1조2000억원) 수준인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5배 가까이 올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한미군에 고용된 한국인들의 강제 무급 휴가를 거론한 것은 한국에 대한 강력한 압박으로 해석된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거센 방위비 증액 요구에 대해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첫 협상 당일까지 새로운 수석대표를 임명하지 않으며 '지연 전략'으로 맞섰다. 하지만 미국 측은 '한국인 직원 강제 무급 휴가' 카드를 꺼내 들며 '연내 타결'을 압박한 것이다. 지난달 뉴욕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직후에도 백악관은 '올해 말까지' 협상을 타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한미군사령부는 작년 10차 방위비협상 당시에도 주한미군 노조에 비슷한 내용의 공문을 보낸 적이 있지만 올해는 체감이 다르다는 평가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미국은 항상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앞두고 비슷한 행동을 해왔지만 최근 미국이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50억달러(약 6조원)는 상당히 과도한 금액이기 때문에 압박감이 다른 측면이 있다"고 했다. 정부에서는 미국이 결국 2조원 안팎의 분담금을 받아내기 위해 전방위적 압박을 가한다는 말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