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기록관' 건립 타당성 조사 필요성 제기한 보고서, 文캠프 자문위원 출신이 작성
보고서 작성자 김기식·유인태 등과 함께 文캠프 통합정부추진위 자문위원으로 활동

청와대와 정부는 백지화한 문재인 대통령을 위한 개별 대통령 기록관 추진 계획을 애초 추진하면서 한 대학에 연구용역을 맡겼다. 그런데 이 연구용역을 지난 대선 당시 문 대통령 대선 캠프에 참여한 교수가 맡아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또 대통령 기록관 문제에 대해 대통령 본인은 "지시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관련 예산은 지난 8월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심의, 의결된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공화당 조원진 공동대표.

행정안전부가 이날 우리공화당 조원진 의원에게 제출한 '디지털 기반의 대통령 기록 관리 혁신 및 관리체계 구축' 용역계약서에 따르면, 행안부는 2018년 7월 18일 전주대학교 산학협력단 변주승 단장과 연구용역보고서 작성 계역을 맺었다. 연구용역 책임자는 오항녕 전주대 역사문화콘텐츠학과 교수가 맡았다. 계약금액은 4300만원이었다.

조 의원에 따르면, 오 교수는 지난 2017년 4월 25일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직속 통합정부추진위원회 자문위원으로 위촉됐다. 당시 오 교수는 국가기록관리위원회 표준전문위원도 맡고 있었다. 문 캠프 통합정부추진위 공동 위원장은 박영선·변재일 의원이었고, 자문위원 20명 중엔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과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도 포함됐다.

전주대 산학협력단은 작년 11월 행안부에 용역보고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보고서에서 "국가적 혼란과 정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개별 대통령 기록관 설립 타당성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의 대통령 기록관 제도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고 밝혔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개별 대통령기록관을 설립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당시엔 대통령 기록의 정치적 악용 우려가 거의 없었다"고 했다. 이런 언급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NLL) 발언이 담긴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원본이 정치적 논란을 일으켰던 것을 가리킨 것으로 풀이돼, 개별 대통령 기록관 건립 필요성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1월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받았다. 이어 올해 1~3월에 청와대 국정기록비서관실과 개별 대통령 기록관 건립에 대해 협의했고, 행안부 차관·장관 보고도 차례로 거쳤다.

국가기록원은 이 연구용역보고서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 기록관' 설립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용역이 아니며, 향후 중장기적 대통령기록관리 체계개편에 활용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조원진 의원실 관계자는 "올해 5월 29일 행정안전부와 국가기록원의 '개별 대통령 기록관 건립을 통한 대통령 기록관리 체계 개편 방안' 현안보고에는 개별 대통령 기록관 건립을 위해 오 교수에게 연구용역을 줬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