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스 보치 감독의 은퇴식,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왕년의 에이스’ 팀 린스컴(35)이었다.

메이저리그 통산 2003승을 거두며 월드시리즈 3차례 우승을 이끈 보치 감독이 30일(이하 한국시간) LA 다저스전을 끝으로 은퇴했다. 시즌 전 은퇴를 선언한 보치 감독의 마지막 경기에 샌프란시스코 영광의 시절을 이끈 레전드 선수들이 오라클파크에 총출동했다.

‘홈런왕’ 배리 본즈를 필두로 2007~2009년 보치 감독의 샌프란시스코 부임 1기 멤버 오마 비스켈, 레이 더램, 데이브 로버츠, 2010년 우승 멤버 에드가 렌테리아, 브라이언 윌슨, 2012년 우승 멤버 마르코 스쿠타로, 배리 지토, 라이언 보겔송, 2014년 우승 멤버 그레고 블랑코, 제이크 피비, 앙헬 파간 등 은퇴 선수들이 모처럼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4개 조로 나뉘어 외야 중앙에서 소개됐다. 추억의 선수들 이름이 한 명씩 호명될 때마다 샌프란시스코 팬들이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추억에 젖었다. 이들은 외야에서 마운드로 걸어왔고, 보치 감독과 악수하거나 포옹을 나누며 은퇴식을 화려하게 빛냈다.

행사의 클라이막스는 선수 등장의 마지막 순간. 행사 진행자가 맨 마지막에 소개한 ‘등번호 55번 투수’ 바로 린스컴이었다. 지난 2015년을 끝으로 샌프란시스코를 떠난 ‘왕년의 에이스’ 린스컴이 오랜만에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등장하자 오라클파크 관중들이 열광했다. 경기장이 떠나갈 듯 환호성을 내질렀다.

이날 보치 감독 은퇴 행사 중 가장 큰 함성이 터져 나왔다. 관중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은 린스컴은 환한 미소로 손을 들어 화답했다. 얼굴은 나이 먹은 티가 제법 났지만 모자를 뒤로 쓴 채 셔츠를 허리에 둘러맨 패션으로 특유의 ‘멋’을 자랑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 따르면 린스컴은 “보치를 보기 위해서 왔다”며 현재는 야구를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떤 일인지는 말하지 않았다.

린스컴은 180cm 77kg 작은 체구에도 역동적인 투구폼으로 100마일, 약 161km 강속구를 던진 파이어볼러였다. 긴 머리를 휘날리며 던지는 모습이 트레이드마크. 보치 감독이 샌프란시스코 지휘봉을 잡은 2007년 빅리그 데뷔했고, 2008~2009년 2년 연속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으로 짧지만 굵은 전성기를 구가했다. 올스타 4회에 2008~2010년 3년 연속 탈삼진 1위로 절정의 구위를 과시했다.

그러나 2010년부터 구속이 떨어졌고, 부상이 겹치며 하락세를 탔다. 2016년 LA 에인절스를 끝으로 메이저리그 경력 마감했다. 지난해 텍사스 레인저스와 1년 100만 달러에 계약했으나 빅리그에 올라오지 못한 채 시즌 중 방출. 메이저리그 10시즌 통산 278경기 110승89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3.74 탈삼진 1736개의 성적을 남겼다. 포스트시즌에도 통산 13경기 5승2패2홀드 평균자책점 2.40으로 활약하며 샌프란시스코의 2010, 2012, 2014년 우승을 이끌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