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시가 오는 2020년부터 관광객들에게 부과하는 세금을 올릴 예정이다. 호텔 투숙객은 1인당 하루에 3유로(한화 약 4000원)씩 추가로 내야 한다.

현재 암스테르담 호텔에 묵으려면 숙박 요금의 7%에 해당하는 세금도 내야 한다. 이 때문에 관광세가 추가로 부과되면 암스테르담 1성급 호텔에 묵을 때 유럽 주요 도시의 5성급 호텔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내게 되는 셈이라고 CNN은 26일(현지시각) 전했다.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 앞에 설치됐던 ‘아이 암스테르담’ 조형물.

독일 수도 베를린의 호텔은 숙박 요금의 5%에 해당하는 액수를 세금으로 추가 징수한다. 이탈리아 수도 로마 호텔은 관광세를 정액으로 부과하는데, 5성급 호텔 기준으로 1인당 1박에 7유로를 내면 된다.

이번 관광세 증세는 에어비앤비 같은 숙박 공유서비스에도 적용된다. 숙소 대여료의 10%에 해당하는 액수가 세금으로 부과된다. 캠프장 이용객도 1인당 1박에 1유로를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다만 16세 미만 청소년은 관광세를 면제 받는다.

선박을 이용해 암스테르담시로 도착하는 관광객은 1인당 8유로를, 암스테르담 유람선이나 투어 버스 탑승객은 1인당 66센트를 세금으로 더 내야 한다.

암스테르담은 밀려드는 관광객들 때문에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주민 수가 87만명이 채 안되는 이 도시에 해마다 1800만명이 찾아온다.

암스테르담시는 지난해 12월 국립미술관 앞에 설치된 조형물 ‘아이 암스테르담’을 철거했다.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몰려들면서 공간이 지나치게 붐비는 점을 문제 삼았다. 올해 3월부터는 "인격 모독적"이라는 이유로 홍등가 관광 상품이 법적으로 금지됐다.

암스테르담시는 이번 관광세 인상에 대해 "관광을 위축시키려는 의도는 아니다"라고 선을 긋고 "다만 관광객들도 암스테르담시를 깨끗하고 안전하게 유지하고 보행로와 도로 등 공공부지를 관리하는데 기여해야 한다는 시의 방침이 반영된 조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