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패션계를 뜨겁게 달구는 '2020 봄여름 패션쇼'에 한국 디자이너들의 활약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 7일(이하 현지 시각) 뉴욕 컬렉션 무대에 오르며 내년이면 뉴욕 데뷔 10주년을 맞는 손정완 디자이너를 비롯해 김인태 디자이너의 '김해김'이 23일 세계 패션계를 대표하는 '2020 봄여름 파리 패션위크' 첫날 무대를 장식하는 등 기성과 신진 디자이너들이 세계 패션계에 '눈도장'을 찍었다.

(왼쪽부터)런던 컬렉션 무대에 오른 윤춘호의 'YCH' 의상. 뉴욕 컬렉션에 오른 손정완 의상. 런던 컬렉션에 오른 박승건의 '푸시버튼' 의상.

서울 패션위크를 대표하는 디자이너인 윤춘호의 'YCH'와 박승건의 '푸시버튼'은 지난 17일 런던 패션 위크 마지막 날 무대에 올랐다. 윤춘호의 데뷔 무대. 박승건은 이번이 연속 3번째 무대다. 팝가수 리한나, 레이디 가가 등이 입으며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윤춘호 디자이너의 무대에 대해 미국 패션 전문지 WWD는 "슬립 드레스 등 입기 편한 스타일의 의상들로 패션 좋아하는 사람들의 접근성을 높여 소셜미디어에서 인기를 끌었다"고 호평했다. 지난 시즌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사진 수십 개를 머리 장식으로 매단 사진으로 영국 가디언지가 뽑은 '이날의 베스트포토'로 뽑혔던 박승건은 이번 시즌 역시 독특한 재단 기법과 파고다 재킷(어깨선이 봉긋 선 의상) 등으로 한결 정제된 재기 발랄함을 보였다.

파리서 활동하는 디자이너 김인태의 '김해김'과 런던이 주 무대인 황록의 'Rohk'는 23일 파리 컬렉션 무대에 연이어 올랐다. 둘 다 지난 시즌 데뷔전을 가진 이후 연속으로 파리 컬렉션 공식 스케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14년 자신의 본관과 성을 딴 '김해김'을 파리에서 선보인 김인태는 프랑스 발렌시아가에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도전적인 재단과 부드러운 실루엣으로 여성미를 과시한다. 지난해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 신진 디자이너 특별상을 받은 황록은 끌로에, 셀린느 등을 거쳐 2016년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한 바 있다. '네타포르테' 등 세계 100여개 매장에 입점하면서 이미 실력을 인정받은 황록은 "파리 컬렉션 무대에 서는 건 단순한 '쇼' 이상의 의미다. 세계와 소통하는 창이자 업계에 새로운 영감을 던져줄 비전의 통로"라고 말했다.

17일부터 23일까지 열린 밀라노 컬렉션에선 국내 유명 패션 스타일리스트 정윤기 인트렌드 대표가 영국 고급 슈즈 브랜드 지미추와 손잡았다. 지미추의 샌드라 초이 디자이너가 최근 선보인 히트작 '다이아몬드 스니커즈'에 네온 컬러를 입혔고, 바닥엔 지미추X정윤기라는 로고를 달았다. 지미추 관계자는 "K팝의 인기와 더불어 한국 셀러브리티 마케팅이 중요해진 시점에서 그 중심에 있는 정윤기 대표와 협업하게 됐다"고 밝혔다. 파리 패션위크 기간에도 인스타그램 팔로어 160만명을 자랑하는 모델 아이린이 26일 자신의 브랜드 '아이린이즈굿' 프레젠테이션을 여는 등 패션 인플루언서들의 활동이 돋보인다. 패션계 관계자는 "소셜 미디어 등에서 가수, 모델 등 한국 대중문화 스타들이 인기를 끌면서 한국 디자이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현상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