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親文) 네티즌들이 정부나 조국 법무장관을 비판하는 유튜브 영상에 대해 집단적으로 '신고(申告) 버튼'을 누르고 있다. '가짜 뉴스'라는 신고를 무더기로 접수시킴으로써 구글 본사가 해당 영상이나 채널을 삭제하도록 만들 목적에서다. '포털 사이트 댓글 추천 수 조작' '반대파에 대한 인터넷 카페 강제 탈퇴 처리'에 이은 세 번째 시도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 팬카페 '젠틀재인', 맘카페 '82쿡', 클리앙 등 친문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비난 유튜브 신고해 총선 압승합시다' 등의 글이 확산하고 있다. 유튜브 '오늘의 인기 영상'에 올라온 영상 가운데 보수 성향 유튜버가 제작했거나 정부 비판 내용을 담은 영상을 '가짜 뉴스'로 집단 신고하자는 내용이다. 공격 대상과 절차를 구체적으로 소개한 매뉴얼도 함께 공유된다.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올린 영상은 물론, 종합편성채널 영상이 공격 대상에 포함됐다. 방법은 신고 버튼을 누른 뒤, '추가 의견'란에 영어로 '이 채널은 한국의 전형적인 가짜 뉴스 채널임(This is a typical fakenews channel in Korea)'이라고 적어넣는 것이다. 친문 네티즌들은 신고를 위한 영어 예문을 30여 가지나 만들어 돌려보고 있다. 이들은 "유튜브 본사에서 신고 영상을 검토할 때 영상에 반대하는 영어 댓글이 많을수록 이를 문제 영상으로 판단하기 쉬울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의 시도가 효과를 볼 수 있을까.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은 실제로 '문제 영상'을 규제한다. AI(인공지능)가 혐오나 폭력, 과도한 성적 콘텐츠를 걸러내는 것 외에, 일반 시청자의 신고를 받은 경우도 규제 검토 대상에 올린다. 경고가 누적되면 채널 자체를 삭제하기도 한다. 하지만 '가짜 뉴스'라는 신고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영상을 삭제하지는 않는다는 게 구글 측 입장이다.
구정우 성균관대 교수는 "무작정 특정 영상을 집단 공격하는 건 심각한 표현 자유의 침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