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면위원회가 홍콩 경찰이 시위대를 체포한 뒤 고문하는 등 인권 침해를 가했다고 20일 폭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국제사면위원회는 이날 보고서를 내고 홍콩 경찰이 체포한 시위대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물론 녹색 레이저 불빛을 눈에 비추는 등 정신적 충격을 주는 고문에 해당하는 가혹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또 사면위원회는 홍콩 경찰이 진술을 거부하는 사람들에게 생식기에 전기 고문을 할 것이란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8일 홍콩 도심 센트럴에서 도심 시위가 열린 가운데 애드머럴티역 내에 시위 진압 경찰이 대기하고 있다.

지난 16일로 홍콩 시위는 100일째를 맞이했다. 시위가 처음 시작된 지난 6월 9일부터 현재까지 1453명의 시위 참가자들이 체포됐다. 체포된 시위대의 연령은 12세부터 72세까지 다양하고 이들은 불법 집회, 경찰 폭행, 폭동 방화, 상해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송환법 반대 시위와 관련해 현재까지 기소된 사람은 총 189명이다. 시위 참여로 기소된 사람은 176명, 시위대 폭행 등으로 기소된 사람은 13명이다. 기소된 사람 중 18∼29세 젊은층은 131명이었으며, 미성년자도 11명이나 기소됐다. 52명은 학생이었다.

사면위원회는 체포됐다 풀려난 21명을 심층 면접한 결과, 홍콩 경찰이 체포자를 고문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니콜라스 베클린 사면위원회 동아시아 책임자는 "홍콩 경찰이 자의적으로 시위대를 체포하고 있으며, 체포된 시위대에 행한 일부 행위는 고문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홍콩 경찰은 이와 관련해 이메일 성명을 내고 "경찰이 사용하는 무력은 합법적인 목적 달성을 위해 최소한으로만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개별 사안에 대해서는 논평을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홍콩의 시위를 키운 것은 초기에 경찰의 강경진압 때문이었다"며 "홍콩 경찰이 사실상 고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 홍콩의 시위는 더욱 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