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대신 뜨거운 음식을 조리하고 야채를 썰어주는 로봇은 없을까. 주방에 있는 숟가락을 찾아주고, 냄비를 언제 저어야 할지 알려준다면 요리하기가 한결 쉬워질 것이다. 똑똑한 로봇 요리사가 부상하면서 사람의 요리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 7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9’ 삼성전자 전시관에서는 유명 셰프(사람)와 로봇 요리사(삼성봇 셰프)가 함께 요리를 하고 있었다. 삼성봇 셰프는 음성인식 기능을 채택, 사람의 명령에 따라 행동한다. 삼성봇 셰프는 두 개의 팔을 이용해 식재료를 자르고 양념을 넣었다. 삼성전자의 요리 시연 진행자는 "로봇이 단순 업무를 처리해줘 소비자들이 더욱 창의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봇 셰프는 물체의 위치를 스스로 파악해 사용자(사람)가 숟가락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지, 어떤 냄비를 저어야 할지 알려준다. 센서와 인공지능(AI) 알고리즘 덕분에 사람이 안전하게 로봇과 요리를 할 수 있다.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9’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셰프(사람)와 로봇 요리사 ‘삼성봇 셰프’가 요리 시연을 하고 있다.

◇ 로봇 요리사의 부상…피자·칵테일·아이스크림까지 만들어

로봇 요리사가 만들 수 있는 음식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피자·버거 같은 패스트푸드에 이어 칵테일, 아이스크림 제조까지 가능하다.

프랑스 스타트업 에킴(Ekim)은 피자를 빠른 속도로 만드는 로봇을 개발했다. 3개의 로봇 팔을 이용해 매 30초마다 피자를 만들어낸다. 영국의 음식배달 회사인 오카도(Ocado)는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는 스타트업 카타쿠리(Karakuri)에 700만파운드(102억원)를 투자했다. 로봇 셰프는 칵테일과 아이스크림을 만들 수 있다.

미국에선 미소 로보틱이라는 회사가 플리피라는 이름의 로봇을 미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의 칼리 버거에 설치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푸드 서비스 종사자들이 로봇 때문에 일자리를 잃는데 취약하다"면서 "대형 푸드 회사들은 AI를 이용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로봇으로 자동화된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7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9 TCL 전시관에서는 서빙 로봇이 캔맥주를 종이컵에 따르고 있다.

◇ TCL 서빙 로봇, 캔맥주 뚜껑 따서 종이컵에 따라줘
IFA 2019 중국 TCL 전시관에서는 서빙 로봇이 냉장고 속 차가운 캔맥주를 관람객들에게 제공했다. 로봇은 종이컵을 탁자 위에 놓은 다음, 캔맥주 뚜껑을 열었다. 이어 종이컵에 넘치지 않을 정도로 거품과 함께 맥주를 따랐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로봇이 청소만 할줄 알았다면 지금은 요리부터 서빙, 건강관리까지 다양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전시회 ‘CES 2019’에서 하드웨어·소프트웨어·인공지능(AI) 기술을 망라한 로봇 플랫폼 ‘삼성봇’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고령화 시대 실버 세대의 건강을 종합 관리해주는 반려 로봇 ‘삼성봇 케어’는 사용자의 혈압·호흡 수면 상태 측정뿐 아니라 건강 이상을 점검한다.

IT 전문매체 씨넷은 "대부분의 기술 기업이 삼성전자처럼 인공지능(AI)에 과감히 투자하고 있다"면서 "모든 제품을 인터넷에 연결하기 위해 빅스비(AI 플랫폼)와 통합하는 중"이라고 했다. 이 같은 전략에는 로봇도 포함돼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IFA 2018’에서 로봇 브랜드 ‘클로이’의 포트폴리오를 홈·서빙·쇼핑카트 로봇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웨어러블 로봇 ‘LG 클로이 수트봇’은 일상생활에서 보행이 불편한 사용자가 쉽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