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홍콩 시위나 대만 독립과 관련한 발언을 했다가 중국 정부 ‘블랙리스트(경계 목록)’에 오른 연예인이 최소 55명에 이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일(현지 시각) 전했다. 블랙리스트 연예인 국적은 홍콩·한국·일본·대만 등이다.

SCMP는 블랙리스트에 오른 대표적인 연예인으로 홍콩 시위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홍콩 가수 데니스 호를 꼽았다. 그는 송환법 반대 시위에 계속 참여하고 있으며 2014년 홍콩의 대규모 민주화 시위인 ‘우산 혁명’에 참여했다. 또 데니스 호는 지난 7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홍콩의 민주주의와 인권이 중국 중앙정부에 의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며 중국을 회원국에서 퇴출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지난달 18일 오후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서 열린 송환법 반대, 경찰의 강경 진압 규탄 대규모 도심 집회에서 한 친 중국 참가자가 오성홍기를 펼치고 있다.

대만 출신의 세계적인 배우인 수치(서기·舒淇), 영화 ‘무간도’에도 출연했던 홍콩의 대표 배우 앤서니 웡(黃秋生)과 채프먼 토(杜汶澤), 대만의 저명한 시나리오 작가이자 감독인 우녠젠(吳念眞) 등이 중국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고 SCMP는 전했다. 이들은 모두 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에 참여하거나 대만 독립과 관련, 중국 중앙정부에 비판적인 발언을 해온 이들이다.

반면 홍콩 배우 성룡(成龍)은 친중파로, 여러 관영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홍콩 시위를 비판하고 중앙정부를 지지했다. 유명 배우 류이페이(유역비·劉亦菲)도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나는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 ‘홍콩은 부끄러운 줄 알라’는 내용을 담은 게시물을 올렸다가 홍콩과 미국 등에서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다. 그가 주연을 맡은 내년 3월 개봉예정인 디즈니 실사 영화 ‘뮬란’ 보이콧 운동을 벌이자는 소리도 홍콩 등지에서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홍콩 태생 잭슨, 대만 출신 라이관린 등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중국의 국기인 오성홍기를 수호한다고 밝혔다. 최근 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에서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가 바다에 버려진 것에 대항하기 위해서다.

스티브 창(曾銳生) 런던대 중국연구소 소장은 "중화권 연예인들은 중국 중앙정부에 대한 지지나 애국심을 표현하지 않았을 때 그들이 치러야 하는 중대한 대가를 잘 알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