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 시각) 일본 남서부 규슈(九州) 지역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48만여명이 대피했다고 NHK와 교도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날 새벽부터 후쿠오카(福岡)현, 나가사키(長崎)현, 사가(佐賀)현 등에선 하루 최대 495mm의 폭우가 쏟아졌다. 이에 일본 기상청은 ‘호우 특별 경보’를 발령했다. 호우 특별 경보는 일본 기상청이 호우와 관련해 발령하는 가장 높은 수준의 경계다.
이날 새벽 사가시와 나가사키시에서는 1시간에 각각 110㎜와 92.5㎜의 폭우가 쏟아졌다. 나가사키현 히라도(平戶)시와 사가시는 오전 6시까지 각각 495mm, 440mm의 24시간 강수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두 지역에 내린 비는 평년 8월 한달 강수량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일본 기상청은 "역대 최대의 기록적 폭우"라고 설명했다.
오전 6시 기준 20곳의 관측 지점에선 하천의 물이 범람 위험 수위 이상으로 불어났다. 이번 비로 이날 오전 9시 후쿠오카현 구루메(久留米)시에서 10만명을 비롯해 총 48만명에게 즉시 피난하라는 지시가 내려졌고 73만명에게는 피난 권고가 발령됐다.
이 지역에선 철도 운행이 대부분 중단되고 도로 곳곳도 통제된 상태다. 사가현 다케오(武雄)시에서는 도로에 있는 승용차가 빗물에 휩쓸려 차에 타고 있던 남성이 숨졌다.
일본 정부는 이날 새벽 총리 관저 위기관리센터에 대책실을 설치했다. 일본 기상청은 "이제까지 경험한 적 없는 폭우가 내리고 있다"며 "토사 붕괴 재해나 홍수에 최대한 경계하는 등 목숨을 지키기 위해 최선의 행동을 취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