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오후 부산대 재학생이 부산대 정문 인근 담벼락에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딸 특혜와 관련된 의전원 교수 2명과 대학 측에 해명을 요구하는 대자보를 붙이고 있다.

고려대·서울대에 이어 부산대에서도 학생들이 ‘촛불’을 든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의 ‘장학금 특혜 의혹’과 관련해서다. 조씨는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재학하며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6차례에 걸쳐 1200만원을 장학금으로 받았다. 학생들은 이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24일 부산대 등에 따르면, 부산대 촛불집회추진위원회는 오는 28일 오후 6시 부산대 내에서 촛불집회를 열기로 잠정 결정했다. 앞서 이들은 재학생 500여명의 연대 서명을 받아 조 후보자 딸 특혜와 관련된 의전원 교수 2명과 대학 측 해명을 요구하는 대자보를 학내 곳곳에 붙이기도 했다.

조 후보자의 딸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입학 이후 두 차례 유급했지만 2016~2018년 6학기 연속으로 매 학기 200만씩 총 1200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장학금을 지급한 곳은 조씨의 지도교수였던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이 만든 '소천장학회’다. 소천 장학회는 2015년에는 학생 6명에게 1인당 100~150만원의 장학금을 골고루 지급했다. 그러나 2016년부터는 조씨에게만 장학금을 지급했다.

2015년 양산 부산대병원장을 지냈던 노환중 교수는 올해 6월 부산시가 운영하는 부산의료원장에 취임했다. 이와 관련,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은 "(노 교수가) 여권 주요 인사인 조 후보자 딸에게 '황제 장학금'을 제공한 것 아닌가"라며 "(최근까지)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조 후보자가 자신의 딸에게 매 학기 장학금을 지급한 A 교수의 부산의료원장 임명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닌지 국민에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했다.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일부 학생들이 '소천장학회'로부터 지급받은 장학금 명단. 2016년 1학기 이후 6학기 연속 조 후보자 딸이 받은 것으로 나온다.

이에 대해 노 교수는 언론에 조 후보자 딸이 의전원 공부를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도록 장학금을 준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조 후보자 측은 "후보자가 딸이 장학금 받는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과정이나 절차에 대해 개입한 적 없다"고 했다.

한편 부산대학교 총학생회는 24일 오후 1시부터 부산대 문창회관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자녀 의혹에 대한 효원인 공론의 장’을 열었다. 해당 행사에는 졸업생과 재학생 30여 명이 참여했다.

고려대와 서울대에서는 23일 촛불집회가 열렸다. 방학 중이지만 두 학교에는 재학생 등 총 1000명에 가까운 인원이 모였다. 고려대 재학생·졸업생들은 "조 후보자 딸의 고려대 입학과정에 대한 대학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한다"고 했고, 서울대 재학생·졸업생들은 "조 후보자의 사퇴를 간곡히 기원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