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재직 중인 서울대와 조 후보자 딸이 거쳐간 고려대 학생들이 23일 부정 입학 의혹을 규탄하는 촛불 집회를 연다고 한다. 딸의 논문·입시 의혹을 비롯해 가족이 운영해 온 웅동학원, 사모펀드, 부동산 등 조씨를 둘러싼 불법·편법 의혹이 꼬리를 물면서 국민의 개탄도 쏟아지고 있다. 20~30세대들은 소셜미디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화가 나 죽창을 들고 싶다" "뒤통수 맞은 기분이다"며 배신감을 토로하고 있다. 곧 있을 대학 수시 전형을 앞둔 학부모들은 '자식에게 조국처럼 못해줘 미안하다'는 열패감을 토로한다고 한다. 학부모·의사·교수 등의 인터넷 커뮤니티엔 "평등과 공정, 정의를 내세울 자격이 있느냐" "적폐청산 한다더니 이전 정부와 다를 것이 없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조로남불(조국이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고 박근혜 정부 때 최순실 사건과 비교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조씨의 유학 추천서를 써줬던 대학 은사마저 "온 나라가 열받아 있다"고 할 정도다.

국민의 반응 중에는 "문재인 대통령은 이런 사람을 어떻게 이 정부 민정수석에 법무 장관으로까지 등용했느냐"는 대통령을 향한 비판이 적지 않다. 조씨는 '문재인의 남자'로 불리며 대통령의 최측근 역할을 한 사람이다. 첫 민정수석으로서 현 정부의 핵심 국정 기조인 적폐 청산을 진두지휘했고, 고위직 인사 검증의 책임자였다. 문 대통령의 의중을 받아 민정수석실이 인사 검증을 실시했으니 이 정부 인사는 문 대통령과 조씨가 했다고 봐야 한다. 그 인사는 참사의 연속이었다. 내정했던 차관급 이상 11명이 여론의 비판 끝에 낙마했고, 국회 청문 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을 강행한 고위직이 16명이다. 조씨가 인사 검증을 잘못해서 생긴 결과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문책은커녕 법무 장관으로 영전시키는 인사를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조씨의 각종 의혹이 제대로 검증이 됐느냐'는 물음에 "정확히 알 수 없다"고 했다. 법무 장관을 지명하면서 검증을 했는지 안 했는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국정이라고 할 수도 없다. 설사 검증을 했다고 해도 대통령의 총애를 받는 조씨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을 리가 없다. 조씨는 '보통 장관' 후보자가 아니라 법질서 확립에 앞장서고 최고 수사기관인 검찰을 지휘하는 법무부 장관 후보자다. 다른 장관보다 도덕성을 더 철저하게 따져봐야 마땅하다. 그런데 검증에 대해 '모른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조씨를 겨냥한 국민의 분노가 커지고 있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들만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해 해명을 들어봐야 한다"거나 "일부 언론이 사실과 전혀 다른 의혹을 부풀리고 있다"며 조씨를 옹호한다. 문 대통령은 22일 국립대 총장들을 만나 "우리 교육에 대해서 참 문제가 많다는 비판들이 많다"고 엉뚱한 말을 했다. 유체이탈 아닌가.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를 다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