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음의 혁명

브래드 톨린스키·앨런 디 퍼나 지음|장호연 옮김
뮤진트리|468쪽
|2만2000원

록 음악의 상징인 전기 기타의 출발은 사실 초라했다. 깡통을 닮은 둥근 몸체에 기타의 네크(neck)가 길게 돌출된 모습 때문에 '프라이팬'이나 '팬케이크' 같은 별명으로 불렸다. 하지만 기타에는 결정적 장점이 있었다. 휴대가 간편한 데다 어떤 노래에도 화음을 넣어 연주하기 쉬웠다. 게다가 연주하면서 춤출 수도 있었다.

전기 기타를 통해서 20세기 대중음악 100년사를 조명한 책. 악기의 혁신이라는 '하드웨어'와 재즈와 블루스, 록의 발전이라는 '소프트웨어'를 균형 있게 다루고 있는 점이야말로 이 책의 미덕이다. 2차 대전이 끝나고 로큰롤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만년 조연(助演)이었던 기타는 화려한 주인공으로 부상했다. 1960년대 록 기타리스트들은 '새로운 다빈치, 새로운 셰익스피어, 새로운 파가니니'로 대접받기에 이르렀다.

프라이팬을 닮은 초기 기타의 모습.

하지만 컴퓨터의 발전으로 온갖 음향이 구현되는 21세기 들어서 기타는 왕좌를 위협받는다. 전기 기타의 미래는 어떨까. 저자들은 "악기 진화의 적자생존 세계에서 가장 유력한 생존자로 꼽힌다"고 자신한다. 반면 역자는 "낙관적 확신을 하지 못하겠다"고 유보적 평가를 내리는 점도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