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여자배구 대표팀의 세르지오 부사토(53·이탈리아) 코치가 한국전에서 승리한 뒤 행한 ‘눈 찢기’ 세리머니에 대해 해명했다.
부사토 코치는 8일 러시아 스포츠전문매체 ‘스포르트 24’와의 인터뷰에서 "내 행동은 러시아가 도쿄 올림픽에 나가게 된 것을 축하하기 위한 것이었을 뿐 한국을 모욕할 의도는 없었다"고 했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지난 5일 러시아에서 열린 2020년 도쿄 올림픽 세계예선 E조 3차전에서 러시아에 2-3으로 역전패했다. 이에 러시아는 조 1위를 차지해 도쿄 올림픽 직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경기를 마치고 부사토 코치는 양 손가락으로 눈을 좌우로 길게 찢으며 카메라를 향해 웃었다. 러시아 매체들은 러시아의 승리 소식과 함께 이 사진을 크게 보도했다.
‘눈 찢기’ 동작은 아시아인의 신체적인 특징을 비하하는 대표적인 인종차별 행위이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경우 이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늦게 이를 파악한 대한배구협회는 러시아배구협회에 공문을 보내 항의하는 한편 국제배구연맹(FIVB)에 부사토 코치에 대한 징계 등 적절한 조치를 요구했다. 다만, 국제배구연맹의 경우 눈 찢기 세리머니에 대한 명문 금지 조항이 없다.
상황의 심각성을 파악한 부사토 코치는 ‘스포르트 24’를 통해 해명에 나섰다.
그는 "내 행동이 인종차별적인 행위로 받아들여진 것에 놀랐다"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을 때 삼바 춤을 춘 것과 같은 맥락의 행동이었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내 행동이 불쾌하게 여겨졌다면 사과하겠다"며 "나는 한국 팀에 대해 큰 존경심을 갖고 있다. 나는 한국을 모욕할 의도가 없었으며 언론에서 과대 해석한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