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의 RM이 쓴 가사에 등장하는 '호미'는 한국식 손쟁기(hand plow)다. 친구라는 뜻의 호미(homie)를 떠올리게도 하고, 컨트리풍 테마와도 어울리니, 진정 천재적이다."(미국 타임지)

"미국식 호미(homie)와 헷갈리지 마시길. 한글 '호미'(From Hangul '호미')에서 나왔다. 미국에서 '올해의 정원 가꾸기용 히트 상품'이었다. RM식의 패셔너블하고 재치 있는 말장난이다."(미국 틴보그 매거진)

RM(김남준·사진 위)과 래퍼 릴 나스 엑스. 오른쪽 사진에서 BTS 트위터는 '서울 타운 로드' 노래 속 '호미'를 설명하면서 카우보이 모자를 그려 놓은 호미 사진을 올렸다.

타임, 포브스, 허핑턴포스트 같은 미국 매체뿐 아니라 호주, 남미, 동남아 미디어엔 요 며칠 새 'homi'가 무엇인지 설명하는 기사들이 줄을 이었다. 방탄소년단 RM(김남준)이 미국 래퍼 릴 나스 엑스의 '올드 타운 로드'를 리믹스해 지난 25일 발표한 '서울 타운 로드' 때문이다. 1999년생 릴 나스 엑스는 컨트리 힙합 장르의 정식 데뷔곡 '올드 타운 로드'로 30일 기준 빌보드 싱글 메인 '핫 100' 차트 17주 연속 정상을 지키며 역대 최장 기간 1위 기록을 갈아치웠다.

릴 나스 엑스가 '올드 타운 로드'의 마지막 협업 상대라며 발매 전날인 지난 24일 BTS의 상징인 보라색 말을 인스타그램에 띄우자 62만개 넘는 '좋아요'가 붙기도 했다. 2분 정도의 '서울 타운 로드'에서 RM은 중간 랩 부분에 "나에겐 호미가 있어. 들어는 봤니? 한국에서 온 철로 만든 건데, 최고야. 내 호미로 옥수수도 캐고 너희 뒷마당 돈도 다 캐낼 거야"라며 영어로 노래한다.

이 곡이 공개되자마자 트위터 등 온라인상에서 '호미'에 대한 궁금증이 치솟았다. 똑같은 발음 때문에 미국에서 가까운 친구를 뜻하는 '호미(homie)'가 아닌가 하는 의견도 쏟아졌다. 이에 BTS 공식 트위터가 '나의 호미'라면서 호미 사진을 '서울 타운 로드' 소개와 함께 올렸더니 리트윗만 37만여회. 이번에는 '그 호미나 이 호미나 어떤 걸 넣어도 해석이 자연스럽다. 가사의 묘미를 정말 잘 살렸다' 'RM의 언어유희는 천재적' 같은 해외 매체들의 찬사가 꼬리를 물었다. 일명 '카우보이 래퍼'로 불리는 릴 나스 엑스와 협업한 노래인 만큼 남준이 호미를 들고 말을 달리거나 텃밭을 캐는 모습의 팬아트(fan-art)도 각각 수천 개 리트윗됐다. 해외 팬들은 '호미 스웨그(homi swag)'란 신조어도 만들어냈다.

호미는 올 초 미국 아마존에서 '혁명적 원예용품'이라며 현지 소비자들을 매료시킨 바 있다. 영주 장인 석노기씨가 만든 호미가 아마존 원예용품 '톱10'에 들면서 '한류 호미'란 애칭을 얻었다. RM 덕에 이젠 미국을 넘어 '글로벌 호미'로 발돋움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