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에 사용된 노래 제목이 뭔지 알 수 있을까요?"

커피 프랜차이즈 투썸플레이스는 지난 5월 배우 남주혁을 모델로 한 광고를 내보낸 뒤 예상치 못한 문의에 시달렸다. 광고에 나오는 노래를 더 듣고 싶은데 무슨 노래인지를 알려달라는 질문이 쏟아진 것이다. ‘나의 오늘을 커피하다’ 광고는 모델이나 브랜드보다 음악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유튜브 조회 수 137만6000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선보인 브랜드 광고 조회 수가 1만8000건에 그친 것에 비하면 눈에 띄는 변화다.

투썸플레이스는 광고음악이 ‘Lee Henry’의 ‘Something New’라는 노래지만 상업용 라이브러리 곡이어서 스트리밍 서비스가 안돼 광고를 통해서만 들을 수 있다고 설명에 나섰다. 하지만 이후에도 음원 요청이 이어지면서 해당 곡에 대한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는 음반사가 결국 지난 19일 음원을 발매했다.

투썸플레이스 관계자는 "브랜드 톤앤매너(분위기)와 모델 남주혁과의 이미지 적합성을 고려해 음악을 선정했다"며 "광고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이후 연관검색어에 들어갈 만큼 소비자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투썸플레이스 광고 장면

투썸플레이스 뿐 아니라 최근 G마켓이 인기밴드 엔플라잉과 함께 제작한 캠페인송 ‘Waiting for...’도 음원 출시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반려견을 쇼핑 대상이 아닌 가족으로 여겨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광고 ‘반려견 쇼핑 금지’편은 공개 두 달 만에 조회 수 1000만건을 돌파하는 등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감미로운 음악이 감동적인 이야기 구조와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했다. 광고를 기획한 제일기획 관계자는 "광고 배경음악을 음원으로 출시해달라는 요청이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LG전자 프리미엄 프라이빗 가전 브랜드 오브제(Objet) 역시 광고음악을 잘 활용해 제품 이미지를 고급스럽게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공개한 LG 오브제 ‘라이프스타일’ 광고는 배경음악으로 가수 ‘필델(Phildel)’의 ‘스톰 송(Storm Song)’을 사용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라이프스타일 유튜브 광고는 공개 한 달 만에 조회 수 72만건을 넘겼다. ‘LG 덕분에 인생곡을 찾았다’고 하거나 ‘광고보다 음악을 듣기 위해 왔다’는 등 반응이 뜨겁다.

스톰 송은 영국 출신 가수 필델이 2013년에 공개한 노래로 그동안 국내에서 널리 알려지지 않은 곡이다. 하지만 최근 LG전자 광고 삽입으로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자 오히려 필델 측에서 해당곡이 LG 오브제 광고음악이라고 알리고 있는 상황이다. 광고를 대행한 HS애드 관계자는 "스톰 송이 가진 서정성과 고급스러움이 LG 오브제의 브랜드 지향점과 어울려 선택했다"며 "영상미와 함께 광고를 본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LG 오브제는 지난해 선보인 광고에서도 BGM(background music)으로 눈길을 끌었다. 1950년대 미국 재즈계를 대표하는 여성 재즈 보컬 ‘애니타 오데이(Anita O’day)‘의 ‘Is You Is Or Is You Ain't My Baby?(당신이 나의 그대인가요, 아닌가요?)’를 사용하며 226만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HS애드 측은 고급스러운 음악과 함께 박자에 맞춰 화면을 전환하며 광고와 BGM 모두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것으로 보고 있다.

광고업계에서는 소비자 귀를 사로잡는 광고음악은 제품과 브랜드에 호기심을 갖게 만드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일을 하다가도 우연히 TV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듣고 ‘이 노래 뭐지?’라는 생각으로 해당 광고를 찾아보게 만들면서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는 식이다. 광고인들은 광고 방향이나 컨셉이 결정되면 유튜브 등 각종 사이트를 통해 광고에 어울리는 노래를 찾는데 집중한다. 이를 위해 평소 다양한 음악을 접하거나 광고를 위해 음악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광고 제작할 때 시각적 요소와 청각적 요소가 중요한데, 광고 컨셉에 맞은 음악을 고르는 것은 어려운 일 중 하나"라며 "너무 유명한 곡일 경우 광고 메시지 등이 묻힐 수 있기 때문에 화면을 뒷받침할 수 있는 음악을 고르는 작업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