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최대 외식업체인 졸리비(Jollibee Foods)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본사를 둔 커피전문점 체인 ‘커피빈(Coffee Bean & Tea Leaf)의 새 주인이 된다.
커피빈 지분은 미래에셋 컨소시엄이 75%를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프라이빗에쿼티(PE)는 지난 2013년 미국 사모펀드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약 3000억원에 커피빈을 인수했다. 현재 보유 지분은 75%다.
블룸버그와 로이터통신 등은 미래에셋자산운용 PE 등 컨소시엄이 졸리비, 베트남 프랜차이즈 업체 비엣타이와 커피빈 지분 100%를 3억5000만달러(약 4100억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2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졸리브가 지분 80%를 인수하고 나머지 20%를 비엣타이가 인수하는 조건이다.
국내 PE가 글로벌 브랜드 본사를 사서 해외에 이를 되파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PE가 ‘타이틀리스트’ ‘풋조이’ 등을 보유한 스포츠용품 브랜드 아쿠쉬네트를 2011년 인수한 적은 있지만, 이후 미국 뉴욕거래소 상장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했다.
필리핀 수도 마닐라 인근 파시그(Pasig)에 본사를 두고 있는 졸리비는 전 세계적으로 35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매출은 약 30억달러(3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1억4300만달러였다. 간판격인 동명의 햄버거·치킨 프랜차이즈 외에 차우킹·그린위치·레드리본·망이나살 등 총 6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전체 매장의 4분의 3은 필리핀에 있지만, 유럽과 북미, 중동에도 진출했다.
지난해 초에는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미슐랭 스타(원스타) 레스토랑’으로 알려진 홍콩 딤섬 프랜차이즈 팀호완(Tim Ho Wan)을 인수했고, 9월에는 ‘아메리칸 차이니스(미국풍 중화요리)’의 원조 격인 판다 익스프레스와 각각 50%씩을 투자한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하는 등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5년에는 미국 햄버거 체인 ‘스매시버거’ 지분의 40%를 사들이기도 했다.
졸리비의 커피빈 인수 파트너인 비엣타이는 베트남 1위 커피 프랜차이즈 하이랜드 커피, 쌀국수 브랜드 ‘포 24’ 등을 보유하고 있다. 졸리비가 2011년 비엣 타이 지분 49%와 하이랜드의 모회사인 비엣 타이 국제 그룹 홍콩 지사의 영업 주식의 60%를 2500만달러에 인수하면서 계열사가 됐다.
◇ 커피빈 국내 매출, 스타벅스 10분의 1 수준
커피빈은 1963년 허버트 하이만이 창업했다. 초기에는 사무실용 커피 서비스 업체였지만, 1966년 결혼한 하이만이 아내 모나와 신혼여행지로 선택한 스웨덴에서 고급 커피에 눈을 뜨면서 커피전문점 창업을 결심하게 된다. 오늘날과 같은 형태로 운영되는 커피빈 1호 매장은 1968년 LA 인근 브렌트우드에 문을 열었다.
커피빈은 32개국에 11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2017년 기준). 국내에서 ‘콩다방(이름의 ‘bean’이 ‘콩’을 의미)’이란 별명으로 불리며 한 때 ‘별다방’ 스타벅스의 최대 라이벌로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위세가 많이 꺾였다.
지난해 국내 매출(1666억원)은 같은 기간 스타벅스 국내 매출(1조5223억원)의 약 10분의 1 수준이다. 커피빈 국내 매장의 약 90%는 수도권에 몰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