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대한민국 부동산 트렌드쇼'에서는 빅데이터·VR(가상현실)·AR(증강현실)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로 부동산 트렌드를 바꾸는 '프롭테크(proptech)' 업체들을 만날 수 있다. 프롭테크는 부동산(property)과 테크(technology·기술)를 합성한 신조어로, 2010년 이후 미국에서 새롭게 나타난 스타트업 분야다.

작년 한 해 전 세계 프롭테크 스타트업에 투자된 금액이 40억달러(약 4조7000억원)를 돌파했다. 최근 5년 사이 10배로 몸집이 커졌다. 미국의 위워크(공유 오피스 서비스), 에어비앤비(숙박 공유)가 대표적인 프롭테크 기업으로 꼽힌다. 국내에선 100여 개 스타트업이 활발히 활동하며 건물 설계와 시공, 주택 인테리어, 주택과 사무실 매매·중개 등 부동산 시장 전 영역으로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직방, 알스퀘어, 스파크플러스, 어반베이스, 집닥 등 국내 유망 프롭테크 5곳의 대표 및 임원은 부동산 트렌드쇼 첫날인 26일 '기술이 바꾸는 부동산의 미래'를 주제로 세미나를 연다. 주력 기술과 핵심 서비스를 설명하고, 부동산 비즈니스의 미래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어반베이스는 가로·세로 길이가 적힌 평면도를 3D(3차원) 가상 공간으로 변환하는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했다. 법으로 정해진 용도별 건축설계 기준을 바탕으로 컴퓨터가 높이 값을 추정해 평면도를 입체화하는 방식이다. 아파트 평면도만 입력해도 곧바로 화면에 3D 가상현실이 나타나고, 이곳에 가구와 가전제품을 자유롭게 배치하면서 인테리어를 구상할 수 있다. 하진우 어반베이스 대표는 "과거 건물 설계 때 평면도를 보고 완성된 건물을 상상해야 했다면, 우리 프로그램을 통해선 가상현실에 나타난 입체 집모형을 보면서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집닥은 인터넷과 앱을 통해 인테리어를 중개한다. 앱에 접속하면 3000여 개에 달하는 인테리어 표본 모델을 볼 수 있다. 콘셉트와 목적에 따라 분류해 자신에게 맞는 인테리어를 추천받는 것도 가능하다. 박성민 대표는 "지난 4년간 1만여 건의 인테리어를 중개하며 축적한 데이터와 사진을 바탕으로 고객의 취향에 맞고 실속 있는 인테리어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아파트와 원룸 거래 분야의 대표 플랫폼인 직방은 앱을 통해 다양한 지역의 매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서비스다. 특정 지역을 고르면 실거래가와 주변 학군, 집값 변동 등 다양한 정보가 나온다. 과거 해당 지역 공인중개사에게 전화로 묻거나 직접 가봐야 알 수 있는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 안성우 대표는 "데이터를 모아 과거 부동산 수요자들이 확인하기 불편하거나 어려웠던 정보를 제공해 내 집 마련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직방은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등으로부터 16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지금까지 총 누적 투자 금액이 2200억원을 돌파했고, 기업 가치 7000억원 이상을 인정받아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 등극을 앞두고 있다.

부동산을 구하는 기업을 타깃으로 하는 기술도 나왔다. 알스퀘어는 사무실을 구하는 기업이 임대 중개를 의뢰하면 사무실 추천·비교·계약부터 인테리어 시공까지 한 번에 해결해준다. 기업들의 공인중개사인 셈이다. 이용균 대표는 "인구 20만 명 이상 도시의 빌딩 공실(空室) 현황과 건물주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기업들에 최적의 입지와 조건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스파크플러스는 공유 오피스 스타트업의 대표 주자로 꼽힌다. 약 400개 업체가 스파크플러스의 오피스를 빌려 일하고 있다. 스파크플러스가 임차한 사무실을 기업들에 재임대해주는 것으로, 기업들은 건물주와 복잡한 계약, 인테리어 걱정 등을 덜 수 있다. 목진건 대표는 "산업의 흐름이 바뀌면서 IT 기업과 스타트업들은 프로젝트 단위로 일하고, 성장도 빨라 사무실 이전을 자주 한다"며 "이런 기업들은 사옥을 짓거나 사무실 장기 계약을 꺼리기 때문에 공유 오피스를 선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