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우진 행정소송 판결문에 등장한 이남석 변호사
2012년 9월 '경찰사건 변호' 선임계 국세청에 제출
尹측 "일종의 '송달 대리인'…선임계 작성 실수?"
윤우진은 "맡긴 적 없다"는데 李 누가 선임했나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의 친형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소개했다는 이남석 변호사가 경찰이 수사한 윤 전 세무서장 뇌물사건의 변호를 맡은 것으로 보이는 새로운 정황이 9일 드러났다. 이는 윤 후보자가 8일 인사청문회에서 "(이 변호사를) 소개는 했지만 실제론 선임하지 않아 문제될 게 없다"는 취지로 말한 것과 배치돼 논란이 예상된다.
논란의 당사자인 이 변호사도 입장을 내고 "(윤 전 서장 사건과 관련) 경찰에 대한 형사 변론은 하지 않았고, 그래서 경찰에 선임계도 내지 않았다"고 밝힌 상황이어서 또 다른 논란을 부르게 됐다. 이날 윤 후보자와 윤 국장, 이 변호사는 모두 "윤 전 서장에게 이 변호사를 소개한 것은 후보자가 아니라 동생인 윤 국장이었다"고 밝혔다.
문제의 정황은 2015년 윤 전 서장이 국세청장을 상대로 낸 파면처분 취소 소송 판결문에 나온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 변호사는 2012년 9월 국세청에 ‘윤 전 서장의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내사 사건과 관해 이남석을 변호인으로 선임한다’는 내용의 선임계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이 변호사에게 같은 해 9~10월 세 차례에 걸쳐 윤 전 서장에게 출근해 근무하라는 복무명령서를 보냈다. 그런데도 계속 연락이 닿지 않자 국세청은 2013년 2월 윤 전 서장에게 징계 절차에 회부됐다고 통보했고, 징계위원회를 거쳐 같은 해 3월 윤 전 서장에게 파면 처분을 내렸다.
당시 도피 중이던 윤 전 서장은 그해 4월 해외에서 검거돼 국내로 송환됐고, 검찰 조사를 받던 2014년 2월 법원에 파면처분취소 소송을 냈다. 윤 전 서장은 2015년 2월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윤 전 서장은 이 소송에서 "이 변호사는 정식으로 선임된 법률 대리인이 아니어서 자신을 대신해 국세청의 복무명령서 등을 받은 것은 유효하지 않다"며 "파면 처분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판결문대로라면 윤 전 서장은 이 변호사를 선임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이 변호사는 국세청에 자신이 선임됐다고 알린 것이다.
그렇다면 두 가지 의문이 남는다. 윤 전 서장이 직접 선임도 하지 않은 이 변호사가 왜 국세청에 선임계를 제출했는지와 당시 선임도 하지 않았던 ‘경찰 사건’을 왜 언급했느냐는 것이다.
경찰은 윤 전 서장 뇌물수수 사건과 관련해 이 변호사의 선임계가 접수된 적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 8일 윤 후보자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당시 수사팀 관계자들도 이 변호사의 선임계가 들어온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윤 후보자 측도 "당시 이 변호사가 국세청이 윤 전 서장에게 보내는 서류를 대신 받기 위한 송달 대리인 역할만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를 위해 일종의 선임계를 제출하면서 사건 내용을 잘못 기재한 것"이라고 했다. 또 "이 선임계는 국세청에 제출한 것으로 경찰 사건과는 무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동생인 윤 국장도 본지에 "경찰 내사 단계에서 이 변호사를 소개만 해줬을 뿐 이후 수사 과정이나 행정 소송 과정 등은 잘 모른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의 해명을 듣기 위해 수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윤 전 서장은 2015년 4월 파면처분 취소 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고, 이 소송의 법률대리인은 법무법인 광장과 엘케이비앤파트너스였다.
윤 전 서장은 2010~2011년 육류수입업자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청탁을 받고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 등을 수수한 혐의로 2012년 경찰 수사를 받았다. 그러나 검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압수수색 영장을 6차례 기각했고, 윤 전 서장에 대한 구속영장도 기각했다. 경찰은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했고, 검찰은 "금품수수는 인정되지만 대가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