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예정지에 멸종위기종 1급인 비바리뱀(Sibynophis collaris)를 포함해 다수의 멸종위기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가 시행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결과, 계획지구 주변에 비바리뱀을 포함해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 다수가 분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는 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2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공개했다.
용역결과 식물상은 75과 201분류군이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분야는 포유류 3과 3종, 조류 26과 58종, 양서·파충류 6과 8종, 곤충류 46과 106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양서·파충류 가운데는 멸종위기종 1급인 비바리뱀이 계획지구 인근에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81년 한라산 성판악 사라오름 부근에서 처음 발견된 비바리뱀은 국내에선 제주도에서만 서식하는 희귀종으로 알려졌다.
비바리뱀과 함께 인근 철새도래지에서 저어새·큰기러기·물수리·황조롱이 등 4종의 법정보호종이 확인됐다.
다만 제2공항 건설사업이 예정지 주변 용암동굴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란 조사 결과도 나왔다. 용역진은 현장 육안조사를 통해 지표상으로 용암동굴이 분포할 가능성이 있는 109개 지점을 조사했으나 제2공항 예정지 내 문화재적·경관적·학술적 가치가 있는 동굴의 분포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또 조사 결과 천연기념물인 수산동굴을 비롯한 기존 동굴 10곳에 대해서도 사업 시행에 따른 영향은 없을 것이라 말했다. 특히 환경단체에서 훼손 가능성을 지적해온 수산동굴의 경우 거리상 예정지와 1km가 넘어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 설명했다.
하지만 환경단체를 비롯해 제2공항 반대 단체에선 방법론적인 면에서 이번 조사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국토부는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에 대해 오는 26일까지 서귀포시 성산읍사무소 내 특별지원사무소와 제주시 구좌읍사무소 2곳에서 공람을 진행하고, 주민의견을 접수받는다고 밝혔다. 초안 공람에 따른 주민설명회는 오는 11일 오후 3시 성산읍 성산국민체육센터에서 마련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