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과 맥북, 아이맥 등 애플의 핵심 제품을 완성한 ‘천재 디자이너’ 조니(조너선) 아이브(사진)가 애플을 떠난다.

CNBC와 CNN 등 주요 외신은 애플 부활의 일등공신이자 스티브 잡스의 '소울메이트'로 불렸던 조니 아이브 애플 최고디자인책임자(CDO)가 연내 퇴임한다고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애플 관계자는 아이브가 퇴임 이후 디자인 전문기업 '러브프롬(LoveFrom)'을 창업, 경영자로 변신할 것이라고 전했다. 애플은 러브프롬의 주요 고객이 될 전망이다.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아이브는 뉴캐슬 폴리테크닉(현 노썸브리아 대학교)에서 산업디자인을 공부하고 1992년 애플에 입사했다. 초기에는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1997년 잡스의 복귀와 함께 ‘아이맥’ 컴퓨터 시리즈의 디자인을 담당하면서 일약 세계적인 디자이너로 도약했다.

1998년 아이맥, 1999년 아이북, 2001년 아이팟, 2007년 아이폰의 디자인을 지휘하며 수많은 상을 히트상품을 만들어냈다. 2002년 7월에는 1세대 아이팟으로 미국 산업 디자이너 협회가 수상하는 디자인 업계 최고 영예인 ‘IDEA 금상’을 받았다.

2012년에는 조국인 영국의 위상을 드높인 공로를 인정받아 영국 여왕으로부터 대영 제국 2등급 훈장(KBE)을 받기도 했다. 2005년에는 대영 제국 3등급 훈장(CBE)를 받았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과거 인터뷰에서 "조니 아이브는 디자인 업계에서 대체 불가능한 존재"라며 "애플의 성장에 아이브의 역할이 매우 컸다"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애플은 아이브의 후임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에반스 행키 산업디자인 부회장, 앨런 다이 휴먼 인터페이스 디자인 부회장 등이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다.

아이브의 퇴임 소식에 27일(현지시각) 애플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1% 하락했다. 1%라고 하지만 80억달러(약 9조2500억원)에 달하는 엄청난 액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