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찬익 기자] 현역 은퇴를 선언한 '풍운아' 김진우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작별 인사를 건넸다.

진흥고 출신 김진우는 계약금 7억 원과 함께 2002년 KIA의 1차 지명을 받는 등 촉망받는 투수였다. 데뷔 첫해 2002년 12승 11패(평균 자책점 4.07), 이듬해 11승 5패(평균 자책점 3.45)를 기록하는 등 기대에 부응하는듯 했다.

그러나 김진우는 부상 등으로 방황의 시기가 길었고 지난해 1군 등판을 하지 못했다. 1군 통산 247경기에 등판해 74승 61패 6세이브 4홀드를 기록했다. 평균 자책점은 4.07.

지난 시즌이 끝난 뒤 KIA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은 김진우는 구대성 감독이 이끄는 호주 프로야구 질롱 코리아와 멕시코리그 술탄네스 데 몬테레이에서 뛰었다. 귀국 후 개인 훈련을 하면서 국내 복귀를 추진해왔던 김진우는 롯데에서 입단 테스트를 받았으나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김진우는 "막상 글을 쓰려고 하니 마음이 먹먹해진다. 이제 저는 24년 야구선수 생활을 마감하려고 한다"고 현역 은퇴 의사를 드러냈다.

그는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제 야구 생활은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세상에서 제 공이 가장 강하다고 생각하며 화려하게 공을 뿌린 적도 있었고 바보같이 야구 안 한다며 도망가서 세상에서 꼭꼭 숨어버린 적도 있었다. 마지막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호주와 멕시코리그까지 다녀오며 정말 귀한 야구 공부도 해봤다"고 말했다.

이어 "야구선수로 살아오면서 저는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제 기사에는 항상 풍운아라는 말이 붙었다. 온갖 풍파를 다 겪은 선수라는 의미로 쓰이는 것 같은데 사실 풍운아의 사전적 의미는 '좋은 때를 타고 활동해 세상에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이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김진우는 "저는 언제 어디서든 응원해주셨던 팬들 덕분에 좋은 때를 만났었고 좋은 때도 보낼 수 있었다. 그래서 돌이켜 보면 힘들 때도 있었지만 여러분 덕분에 항상 행복할 수 있었다. 그러니 이제는 저를 풍운아로 기억해주시기보다 팬들 덕분에 행복했던 야구 선수로 기억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아직 정해진 건 없지만 이제 저는 야구선수가 아닌 김진우로서 더 힘찬 인생을 시작하고자 한다. 이제까지 제게 주신 관심과 사랑에 감사드리며 저도 여러분 한 분 한 분을 진심으로 응원하며 살아가겠다. 여러분의 멋진 삶을 우리 모두의 멋진 삶을 응원한다"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김진우는 "16년 동안 제가 프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여러모로 도와주신 KIA 타이거즈 관계자들께도 감사드린다. 그리고 제게 새로운 기회를 주셨던 조범현 감독님, 선동렬 감독님, 이강철 감독님, 최상덕 코치님 그리고 저를 응원해주신 박흥식 감독님께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고 글을 마쳤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