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밤 부산 해운대 동백섬 입구 '더베이101'를 찾은 사람들이 마린시티 야경을 경쟁하듯 찍고 있다. 이곳에서 보는 마린시티 야경은 SNS 등에서 '아시아 최고'로 꼽힐 정도다.

지난 17일 밤 부산 해운대의 마리나 시설 '더베이101' 테라스. 마린시티의 야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이 곳은 최근 몇 년 간 부산에서 가장 인기있는 장소다. 이날 서울에서 부산 친구를 만나러 이 곳을 찾았다는 김영수(34)씨는 "홍콩보다 나은 것 같다"며 "바다가 없는 서울에선 볼 수 없는 세련된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며 연신 감탄사를 연발했다. 스마트폰으로 이쪽저쪽을 배경삼아 셀카도 찍었다. 그런 모습은 김씨뿐만이 아니었다.

해운대의 밤은 하루의 끝이 아니다. 반달처럼 부드럽게 휘어진 해안선을 따라 세련된 까페며 주점, 횟집이 즐비한 거리마다 해운대 밤바다와 야경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끝도 없이 북적인다. 산책을 나온 사람, 보드를 타거나 음악을 들으며 춤추는 사람, 여행 온 기분을 한껏 즐기는 사람까지 모두가 자유롭게 야행을 즐긴다. 일상적이면서도 휴양지 같은 분위기는 전국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해운대만의 매력이다.

그런 해운대 안에서도 마린시티 야경은 으뜸으로 꼽힌다. 아시아 최고층 아파트인 80층 두산위브더제니스를 주축으로 40층 이상인 각종 고층 건물들이 가득한 스카이라인에서 내뿜는 빛의 향연은 그 자체로 볼거리다. 낮이면 낮대로, 어둠이 내리고 밤이 오면 밤대로 이국적이고 멋진 풍광을 연출한다. 특히 화려한 야경(夜景)과 밤 바다에 비친 모습은 더욱 아름답다. 국내외 사진작가들이 꼭 들러야 하는 순례지다. 마린시티는 그 풍경만큼 신흥 부촌으로도 유명하다. 마린시티와 그 주변은 요즘 지방의 부촌에서 한국의 부촌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주민들이 마린시티의 화려한 야경을 브랜드화하기 위해 직접 기획한 행사도 열렸다. 지난 5월 24일과 26일 열린 마린시티 라이팅데이 행사다. 해마다 해운대해수욕장 일원에서 열리는 모래축제 기간 해운대를 찾은 전국의 관광객과 시민들에게 '1년중 가장 아름다운 마린시티 야경'을 선사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를 주관한 우3동 주민자치위원회 서만석 위원장은 "당초 목표로 한 전체 세대의 60%이상이 점등하지는 않았지만 여러 언론에 소개가 되고 관광객들 사이에 입소문도 났다"며 "행사를 꾸준히 이어가면 더 많은 관광객이 마린시티의 화려한 야경을 보러 방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엔 마린시티 인근 옛 동백섬 선착장도 밤만되면 사진을 찍으려는 여행객들의 성지가 됐다. 마린시티의 화려한 야경이 바닥 물웅덩이에 비쳐 마치 데칼코마니처럼 위아래가 반사된 환상적인 야경사진을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해운대구 측은 "마천루의 야경이 바다와 완벽하게 어우러지는 마린시티의 야경은 우리나라 어디서도 찾을 수 없는 독보적 존재감을 과시한다"고 말했다. 요트를 타고 좀 떨어진 바다에서 바라보는 마린시티의 야경은 마치 거대한 보석이 반짝이는 모습을 한 형상이다.

마린시티 외에 달빛을 받으며 걷는 솔숲길인 문탠로드도 빠질 수 없는 야경 명소다. 문탠은 선탠처럼 달빛에 그을리는 월광욕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걸을 때마다 해운대 밤바다의 정취를 맛볼 수 있어 인기다.

동백섬 등대광장에서 바라보는 누리마루와 광안대교, 장산에서 보는 해운대 전경, APEC나루공원에서 보는 영화의 전당, 달맞이언덕에서 바라보는 해운대해수욕장 등의 밤풍경도 멋지다. 해운대구는 이들 7곳을 '해운대 야경 7선'으로 선정했다. 한 곳에서 360도로 부산 야경을 모두 볼 수 있는 황령산 봉수대, 산에서부터 시작되는 오밀조밀한 집들과 아파트 불빛이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초량산복도로도 인기있는 명소다.

해운대구 강태기 부구청장은 "해운대는 낮이면 시원한 바다 풍광과 각종 해양레포츠로 사람을 끌고, 밤이면 환상적 야경으로 사람들을 사로잡는다"며 "밤낮이 모두 즐겁고 멋진 곳"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