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집박쥐가 해충 조절에 탁월한 능력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집박쥐는 하루에 모기를 3000마리나 잡아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2016년 2월부터 10개월간 삼척·문경·안성·함평·제주에서 긴날개박쥐, 관박쥐, 큰발윗수염박귀, 집박쥐 등 박쥐 4종을 대상으로 ‘식충성 박쥐의 생태연구’를 진행한 결과, 몸무게 7~9g의 집박쥐가 매일 밤 자신 몸무게의 3분의 1(1~3g)에 이르는 해충을 잡아먹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모기 약 3000마리 분량이다.

우리나라 주로 서식하는 집박쥐가 해충 조절에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집박쥐는 모기 외에도 벼 해충으로 알려진 멸강나방, 혹명나방, 흰등멸구 등도 잡아먹는다. 생태원은 "농경지에 집박쥐가 많이 살면 해충 조절 효과를 볼 수 있어 농약을 적게 쓰는 친환경 농업이 가능하다"고 했다. 또 "생태계 순환이 자연스럽게 이뤄져 집박쥐는 ‘생태계 공공재’로서 가치가 크다"고 평가했다.

집박쥐는 동굴에서 사는 동굴성 박쥐와 다르게 한옥의 서까래나 벽 틈을 잠자리로 이용하는 주거성 박쥐다. 주로 인간의 주거공간에서 사람과 함께 살며 해충 포식자 역할을 해왔으나, 우리 주거환경이 현대적으로 바뀌면서 서식지를 많이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생태원은 오는 22일부터 23일까지 충남 청양군 물여울농총체험장에서 ‘집박쥐와 함께하는 녹색환경 만들기’ 체험행사를 연다. 행사는 박쥐의 생태적 가치를 이해하고, 박쥐가 살 수 있는 박쥐집을 만들어 설치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되며, 초음파 탐지기로 박쥐가 밤에 어떻게 움직이고, 먹이를 잡아먹는지도 관찰한다.

주거지에 설치된 인공 박쥐집.

집박쥐는 애기박쥐 과에 속하는 종으로, 우리나라는 포함해 일본과 대만, 중국, 베트남, 미얀마 등에 분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