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일곱 살이 된 농심 너구리는 우동라면의 대명사다. 1982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우동 콘셉트'의 라면으로 태어났고, '쫄깃쫄깃~ 오동통통~ 농심 너구리'라는 광고 노래와 함께 지금까지 인기를 이어오고 있다.

1982년 나온 농심 ‘너구리’ 라면에는 전남 완도산의 품질 좋은 다시마가 그대로 들어가 있다.

'너구리' 라면의 매력은 면과 국물에 그치지 않는다. 너구리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원물 그대로 큼지막하게 들어 있는 다시마다. 다시마는 너구리 특유의 시원한 국물 맛을 완성하면서 시각적 효과까지 더해 너구리의 상징이자 인기 비결로 꼽힌다. 농심은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전남 완도산 다시마를 37년째 고집하고 있다. 올해도 지난 5월 30일 전남 완도군 금일도에서 열린 올해 첫 다시마 경매에 참여하며 다시마 구매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농심 너구리는 출시 당시 기존 라면과 차별화된 우동국물과 오동통한 면발로 큰 인기를 얻기 시작해 지금까지 라면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1982년 출시 두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고, 이듬해인 1983년에는 150억원을 돌파하며 국내 우동라면 트렌드를 처음 열었다. 현재 너구리는 연간 1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라면 시장의 파워 브랜드로 성장했다.

너구리가 라면 시장에서 오랜 기간 인기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우동과 얼큰한 국물의 조화다. 소비자 입맛에 맞는 얼큰한 해물 우동 국물과 두꺼운 면발이 더해져 일반 라면과 차별화했다. 여기에 전남 완도산 다시마를 통째로 잘라 넣어 해물 우동의 깊은 맛과 감칠맛을 배가시켰다.

농심은 너구리의 품질을 위해 다시마 선정에 심혈을 기울였다. 너구리와 가장 잘 어울리는 다시마를 찾기 위해 전국 다시마 산지로 향했다. 국내에서 가장 생산량이 많고 품질이 뛰어난 전남 완도산 다시마를 최종 선택했고, 별도 가공 없이 천연 다시마를 그대로 넣어 해물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너구리 레시피를 완성했다. 또 푸짐하고 먹음직스럽게 보이는 시각적 효과도 함께 얻을 수 있었다.

농심은 국내 최대 다시마 산지인 전남 완도군 금일도 일대에서 다시마를 전량 구매한다. 뛰어난 품질의 완도 다시마를 넣어 흉내 낼 수 없는 너구리만의 풍부한 맛을 구현했다. 금일도 도장리 한병철 어촌계장은 "한국 대표 청정 수역인 완도는 전국 다시마 생산의 70%를 담당하는데, 특히 이곳 금일도 다시마는 완도 내에서도 제일의 품질을 자랑한다"며 "너구리 맛이 좋은 이유도 원재료가 좋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매년 평균 400t의 금일도 건(乾)다시마를 꾸준히 구매한다. 올해도 다시마를 구매하기 위해 완도군 금일도 다시마 위판장에 나섰다. 농심은 계획한 400t 물량 대부분을 6월 한 달간 이곳에서 확보할 예정이다. 주로 협력업체를 통해 경매에 참여하고 있으며, 매일 품질 좋은 다시마를 일정량 선별해 구매하고 있다.

농심이 매년 구매하는 다시마의 양은 국내 식품업계 최대 규모로, 이 지역의 연간 건다시마 생산량의 15%에 해당한다. 또 너구리 출시 때부터 올해까지 37년간 누적 구매량은 약 1만 5000t에 달한다. 37년째 농심에 다시마를 납품하는 협력업체 신상석 대표는 "너구리 덕분에 이곳 완도에서 다시마 큰손이라 불린다. 너구리의 인기 비결이 다시마 자체에 있는 만큼 비싸더라도 최상품의 다시마를 선별해 사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농심의 완도 다시마 사랑은 완도 어민들의 소득으로 이어진다는 측면에서 상생경영 사례로 꼽힌다. 완도금일수협 김승의 상무는 "너구리는 이곳 다시마 어가들의 판로 걱정을 매년 덜어주는 효자 상품"이라며 "너구리 판매가 다시마 소비로 이어지고, 결국 완도 어민들의 소득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는 어촌 경제의 안정과 활력으로 이어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