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는 13일 '생활 SOC(사회간접자본) 복합화 사업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올해 9월 말까지 지원 대상 사업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생활 SOC 복합화는 도서관, 체육관, 돌봄 시설, 보건 시설 등을 한 공간에 배치해 주민 접근성을 개선하고, 경제적 효율성도 높이자는 취지에서 고안된 사업이다. 정부는 앞으로 3년간 약 30조원의 예산을 투입해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생활 SOC 복합화 사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생활 SOC 복합화 사업의 '롤모델'로 꼽히는 것이 일본 사가현 다케오(武雄)시의 '다케오 도서관'이다. 20만권의 책으로 벽면이 가득 찬 개방형 열람실에서 시민들은 커피를 마시거나 대화를 나눈다. 열람실과 서점이 한곳에 있어 일본 전역에서 발간된 잡지 등을 곧바로 구입해 읽을 수 있다. 오후에는 이곳에서 어학, 요리, 예술 등 다양한 강좌와 모임도 이뤄진다. 도서관 본관과 이어져 있는 어린이 도서관은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책을 읽으면서 놀 수 있도록 꾸며져 있었다. 도서관과 카페, 서점, 문화센터, 키즈카페가 한곳에 모여 있는 셈이다.
다케오시는 2013년 시립 도서관을 지금처럼 리모델링하면서 고령화로 인구가 줄던 도시에 활력이 생겼다고 한다. 미조카미 다케오 도서관 관장은 "한 해 도서관을 찾는 사람이 100만여명인데, 이 중 40만여명이 관광객"이라며 "도서관 덕분에 시(市)도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고 했다.
우리 정부에선 균형위 주도로 국토교통부·문화체육관광부·보건복지부·여성가족부 등이 함께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균형위는 "지방자치단체가 오는 8월까지 '복합화 계획'을 제출하면 정부가 국고 보조율을 인상하는 등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송재호 균형발전위원장은 "지역 주도의 생활 SOC 복합화 사업과 정부의 균형 발전 정책을 연계해 그 효과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다만 일각에선 "'토건으로 경기 부양을 하지 않겠다'던 정부가 '생활 SOC'란 명목으로 사실상 같은 효과를 노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