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피는 거 속이지 말고 까놓고 하자'는 게 폴리아모리"
가치관 형성되는 25세부터 받아…"오히려 부부 금실 좋아져"
소라넷 회원들 몰려왔지만 강퇴시켜…음란성글로 보복당해
두 사람 이상을 동시에 사랑하는 다자간 사랑을 뜻하는 ‘폴리아모리(Polyamory)’를 추구하는 국내 최대 커뮤니티가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청소년 유해매체물’ 판정을 받았다. 폐쇄 위기에 몰린 이 커뮤니티는 ‘부부와 커플들의 취미 모임(이하 부커취)’이라는 이름의 온라인 카페다.
부커취 운영자인 이모(55)씨는 폴리아모리에 대한 잘못 알려진 정보와 편견들 때문에 이런 결정이 내려진 것이라며 행정소송 등을 통해 문제를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지적하는 불륜이나 스와핑(집단성교), 소라넷과의 연관성 등도 잘못된 정보에 바탕을 둔 것이라며 적극 해명했다.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은 폴리아모리를 둘러싼 논란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이씨를 인터뷰했다.
폴리아모리의 정의는.
"우리가 추구하는 건 '바람을 피는데 속이고 하지 말고 그걸 까놓고 하자'다. 내 이성친구를 와이프한테 소개하고, 와이프도 이성친구를 소개하고 그걸 서로 인정해주는 식이다. 그 사람들이 만나서 꼭 성관계를 맺는다는 것이 아니라 남사친(남자사람친구)이나 여사친(여자사람친구) 등 친구처럼 같이 놀 수도 있는 거다. 이런 방식은 불륜이 아니다."
폴리아모리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실질적으로 수년간 이렇게 해온 부부들의 금실이 오히려 좋아졌다. 이혼 이런 게 없어졌다. 또 정착되면 생활에 활력이 생기고 좋다. 서로의 이성 친구를 인정해주면서 더욱 사랑이 깊어지는 셈이다."
스와핑이란 지적도 있다.
"스와핑과 폴리아모리를 구분 못하는 사람이 많다. 폴리아모리를 스와핑으로 매도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폴리아모리는 일본, 미국, 유럽 등 전세계에도 이미 널리 퍼진 문화다. 한국 사회에 이상하게 자리잡으면 오히려 문제가 될 것 같아서 우리(부커취)가 먼저 나선 것이다. 폴리아모리에 대한 인식을 제대로 자리잡게끔 해서 올바른 성문화를 만들려고 한다."
부커취는 가입 제한이 있나.
"청소년은 절대 안 된다. 25세 이상만 가입할 수 있다. 가치관이 형성돼 사회 생활도 좀 하고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나이로 정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도 다니고 애인과 연애도 해보고 해야 폴리아모리를 판단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사고는 없었나.
"아직까지 질투 등으로 인한 사고는 없었다. 다만 남편은 원하는데 부인이 원하지 않는다는 제보는 있었다. 폴리아모리는 양쪽의 합의가 없으면 절대 안 된다.
우리 모임은 개별적인 만남을 통해 이뤄진다. 정기모임은 1년에 한 번만 있다. 보통 200~300명쯤 온다."
제2의 소라넷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소라넷이 없어지자 갈 곳이 없어진 소라넷 회원들이 이곳에 온 건 맞는다. 부커취가 소라넷과 가장 유사한 곳이라고 생각한 듯 했다. 하지만 개념이 다르다. 소라넷 회원들이 소라넷에서 활동할 때처럼 여기서도 하다가 수백여명이 강제퇴장 당했다. 그러다가 강제퇴장 당한 소라넷 회원들이 보복성으로 음란성 글을 올리고 신고를 해왔다."
폴리아모리에 대해 여전히 많은 사람이 부정적이다.
"사회적으로 폴리아모리가 이슈가 되는 경우가 많다. 영화, 연극, 책 등 이런 것들에서 폴리아모리가 소개되면서 이슈가 되고 있고 관심 있는 사람도 많아졌다. 그래서 우리가 더욱 폴리아모리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한국식 폴리아모리의 지향점은 '속이지 말자'다. 서로 속이지 말고 서로 까놓고 말해서 아니면 아닌 게 우리의 지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