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을 당한 학생의 아버지가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주장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글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제천 학교폭력 피해자가 올린 청원글.

자신을 학교폭력 피해자라고 밝힌 청원인은 지난달 30일 ‘저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저는 학교폭력의 피해자다"라며 "2년 넘게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으며 경찰이 사고를 덮자 아버지는 괴로워하는 저를 보는 게 힘드셔서 유서를 남기고 자살하셨다"고 했다.

청원 내용에 따르면 청원인은 고등학교에 입학해 학교폭력을 당했다. 가해자들은 청원인을 때리고 돈을 뺏기도 했다. 인터넷 불법 도박 토토를 시켜 돈을 벌어오게 했다. 또 가해자들은 청원인의 여동생을 강간하겠다며 협박도 했다. 청원인은 학교폭력을 당하면서 환각, 환청, 불안장애 등을 앓았다. 이 때문에 모 대학병원에서 2년 동안 정신과 치료를 받기도 했다.

청원인 부모가 이 사실을 알면서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은 "이건 어차피 처벌도 안 되니까 빼자"라고 했다. 가해자들은 청원인에게 "리더만 너를 때렸다고 진술해라"고 협박하기도 했다. 청원인은 당시 정신적으로 힘들어 이들이 시키는 대로 진술을 했다. 결국 가해자들은 불기소처분을 받으면서 청원인은 자살충동까지 겪었다. 청원인의 모습을 보는 게 괴로웠던 청원인의 아버지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청원인이 공개한 유서에 따르면 아버지는 "아들아, 사랑한다"며 "열심히 잘 살고 동생들을 부탁하고 정말 미안하다. 검찰청 계장님 우리 아들 잘 부탁하고 억울함을 풀어주셔서 우리 아들이 힘차게 살 수 있게 도와달라"고 했다.

청원인은 "꾸준한 치료와 가족의 도움으로 조금은 일상생활이 가능해졌다"며 "물질적인 보상보다는 진심 어린 사과를 받고 싶다. 대한민국 법이 피해자를 위해 있다면 저를 도와달라"고 했다.

이 글은 7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6186명의 동의를 받았다. 이같은 내용은 제천·단양 학교폭력 사건으로 유명해지면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아버지가 왜 자살하느냐, 너무 안타깝다", "이게 진짜라면 경찰에서 나서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경찰 측은 "사건은 주된 피의자에 대해서 공갈과 폭행 혐의로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며 "피해자 아버지의 죽음과 피해자가 주장하는 학교폭력 사건과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